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핌톡] 주주·직원 없는 롯데家 경영권 분쟁

기사입력 : 2015년10월22일 11:07

최종수정 : 2015년10월22일 11:12

'이전투구'에 주주·임직원 피로감만 쌓여

[뉴스핌=강필성 기자] “보통 경영권 분쟁이라면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하는 '머니게임'이거나 주주 설득을 위한 비전이 제시되는 것 아닌가요?”

최근 롯데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바라보는 재계 관계자가 의아한 시선으로 들려준 말이다.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영향을 주는 재료 중 하나로 꼽힌다. 단적으로 경영권을 두고 주식 확보 경쟁의 힘겨루기가 벌어지면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롯데가의 이번 경영권 분쟁은 시장의 일반적인 흐름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 경영권 분쟁 직후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는 급등은커녕 급락을 면치 못했다. 현재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한 시장의 불신과 우려는 롯데그룹 주가가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논란은 경영권 분쟁이라기보다는 '이권다툼'에 가깝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부터 건강 상태, 비서실장의 해임 문제 등 기업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 12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과 국내에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10여일 동안 이들의 논란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이후 재기 명분을 확보하려 하고 있고 신동빈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의 수장 자리를 지켜야하는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김학선 사진기자>
문제는 그 정도다. 양 측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입장을 발표하며 논란을 이어가는 탓에 투자자, 롯데그룹 13만명의 임직원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중이다. 여론전 위주로 분쟁이 진행되며 언제 어디서 어떤 주장과 논란이 제기되고 어떤 판이 만들어질지 불확실성만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시기다. 현재 롯데그룹은 적잖은 과제를 두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순환출자 해소를 비롯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롯데면세점의 시내면세점 특허권 재승인 등 롯데그룹이 합심해도 풀기 어려운 과제가 수두룩하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만약 특허권 획득에 실패하면 매출 수천억원의 감소는 물론 임직원 수천여명이 거리로 나앉아야 할 판이다.

이들이 다음달 특허권 심사를 앞두고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은 두말할 것 없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승인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직원들은 잠을 못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공방에 이런 롯데그룹 현안에 대한 고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내가 후계자로 지목됐다”는 주장과 “사실이 아니다”라는 반박만 있을 뿐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1일부터 특정 언론사를 순회하며  승계의 정당성을 되풀이하고 있다. 롯데그룹 사장단도 주주와 직원 협력사 입장보다는 신동빈 회장에 대한 충성심만 과시하고 있다. 주주와 직원 협력사의 대리인이라는 최고경영자의 직분은 이미 망각한지 오래다. 

엄밀히 말해 재계서열 5위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나 신동주 전 부회장의 사유물이 아니다. 국내외 주주와 채권단,  13만명 롯데그룹 임직원, 협력사직원과 소비자들이 롯데그룹에 더 밀접한 이해를 갖고 있다. 이들을 배제한채 자신들이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대국민 사과를 통해 “롯데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태어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경영권 분쟁의 과정에서 드러난 롯데의 민낯은 아직까지 ‘국민의 롯데’가 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를 사유물인양 더 많은 이권을 갖기 다투기 보다는 롯데의 비전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