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장남이 후계자인 것은 당연…건강상태 좋다"
[뉴스핌=함지현 기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일본 광윤사 대표이사·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감시'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름을 빌어 신동빈 회장에게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감시와 방해를 중지할 것을 통고했다. 그러자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은 신격호 회장 거처 출입을 제한 한 바 없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불필요한 논란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같은 롯데가 싸움에 끼인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주도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장남이 후계자인 것은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사진제공=SDJ코퍼레이션> |
내용증명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주변에 설치된 CCTV와 배치된 직원을 겨냥,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감시와 방해를 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철거를 주문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원인력 관리의 총괄을 맡겠다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총괄회장인 본인의 즉각적인 원대복귀와 경영권 탈취에 가담한 임원들의 전원 해임, 소통행위에 대한 방해행위 금지, 명예훼손 행위 중단 및 사과 등도 함께 주문했다. 이에 불응할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도 더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직접 언론에 노출시키기도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 34층을 방문 했지만 취재진은 신동빈 회장 측 경호로 인해 접근이 통제됐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측의 주도로 기자들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장남이 후계자인 것은 당연한일로 간단한 문제인데, 그걸로 시끄럽게 했다"며 "최근 후계자로 시끄러운데 한국 풍습으로 봐도 장남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에 힘을 실어줬다.
신동빈 회장이 욕심을 낸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봤자 될 일이 아니다"라며 "차남이 찬탈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신동빈 회장이 용서를 빌면 용서하겠냐는 질문에 "당연히 용서한다"며 "아무것도 아닌데 크게 됐다"고 밝히는 등 화해의 여지는 열어놨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뒤쪽은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 이날 신 총괄회장은 "장남이 경영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김학선 사진기자> |
소 단장은 '감시설'과 관련, "롯데는 확인되지 않은 제 3자의 출입을 통제했을 뿐, 총괄회장 거처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가족들의 방문을 통제한 적이 없다"며 "총괄회장 거처에 설치된 CCTV는 이미 수년 전에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설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명예훼손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롯데는 고령으로 병약하신 총괄회장을 늘 염려해왔고 '정신이상자'라는 말로 매도한 적은 없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 소송 등의 법적절차가 이미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총괄회장을 앞세워 불필요한 논란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롯데그룹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롯데그룹 이종현 상무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총괄회장은 고령이고 허약한 상태라 오늘 상태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며 "오늘 상태는 제한적이고 일시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총괄회장 말씀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로 일시적이고 단기적으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총괄회장께 현재 상황과 우려하는 부분, 추진 과제 등을 진위를 말씀드리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