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대비 대폭 증가..2분기와 비교해서는 줄어
[뉴스핌=김신정 기자] 국내 정유사들의 올 3분기 실적은 상반기처럼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7~8월 유가하락과 정제마진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 기조가 지속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대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903억원, 2249억원, 2289억원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앞서 정유 4사는 지난 2분기 유가상승과 정제마진 강세로 흑자전환하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역대 분기사상 두번째인 9879억원의 최대 영업이익을, GS칼텍스 6758억원, 에쓰오일 6130억원, 현대오일뱅크 225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런 상승기조도 잠시, 지난 7월과 8월 국제유가가 또 다시 하락하고 정제마진이 악화되면서 3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대폭 감소했다.
특히 지난 5월과 6월 최고 10달러를 넘나들던 정제마진은 지난 7월과 8월에는 5달러 안팎으로 반토막이 났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팔 때 붙는 이익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정유사들은 통상 배럴당 5달러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분기 정유사업은 국제유가가 10달러 이상 하락했고, 재고평가 손실이 클 것으로 보여 호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사업 역시 국제유가 가격이 빠지면서 제품가격까지 내려가 실적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올해 정유사들의 수익을 좌우하는 국제유가 등락이 심해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가 지난 7월부터 내리막을 타더니 8월에는 40달러 대로 떨어졌다. 그러다 10월 들어 다시 배럴당 47달러까지 오르며 정제마진도 나아지고 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유업계 상황은 자연 강수만으로 논용수가 충당되는 '천수답'과 같은 상황"이라며 "유가가 오르면 수익이 오르는 구조로 유가가 너무 올라 수요가 줄면 또 좋지 않기 때문에 업계는 완만하게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석유화학 3사의 올 3분기 시장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총 973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호실적을 기록했던 2분기 보다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로부터 납사를 받아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해 에틸렌을 주로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은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당초 우려 보다는 3분기 선방한 실적을 나타낼 전망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원자재인 납사 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석유화학업체의 실적은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 사이의 스프레드가 좌우하는데 국제유가 하락 폭보다 제품 가격 하락 폭이 작기 때문에 수익성은 유지됐다는 분석이다. 에틸렌 가격은 지난 7월 1143달러, 8월은 895달러로 떨어졌다. 9월에는 평균 811달러를 기록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1분기와 2분기는 정기 보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 실적이 올랐다"며 "3분기도 나와봐야 알겠지만 비슷하거나 소폭 떨어진 실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