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로 희비 갈릴듯..판매 영향은 지켜봐야
[뉴스핌=김기락 기자] 달러/원 환율이 4년 만에 1200원대를 넘으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라 수출 기업인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시장 점유율을 늘려온 수입차 업체의 마케팅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이 내수 시장에서 판매로 이어지는 만큼, 국산차와 수입차 판매량 변화가 주목되는 것이다.
8일 오전 9시 30분경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08.8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0월 4일 장중 기록한 1208.2원 이후 4년만에 최고치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차를 수입하는 미국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입차 업계가 환율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A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미국에서 차를 가져오는 업체들이 환차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차를 비롯해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도 일부 차종을 미국에서 가져오는 만큼, 환차손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등을 비롯해 BMW X 시리즈 등 미국에서 들여온다.
수입차 업계는 이 같은 환차손으로 인해 내수 시장의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상승이 수입 단가를 높이는 만큼, 딜러와 소비자에게 지원할 수 있는 프로모션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수입차 시장이 어느 정도 환율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와 동시에 고공성장해 온 수입차에 제동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B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은 해마다 성장해왔다”며 “소비자들이 가격 경쟁력, 브랜드 등을 포함해 자동차 구입을 하는 만큼, 프로모션 축소로 인한 판매량 감소는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달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완성차 내수 판매는 13만93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올랐다. 같은 기간 수입차는 2만564대 팔려 24.7% 늘었다. 전월 대비로는 완성차와 수입차 각각 11.2%, 11% 줄었다.
올들어 8월까지 완성차 내수 판매량은 115만34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올랐다. 같은 기간 수입차는 17만3682대로, 25.8% 증가율을 나타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 내수 점유율은 감소했다. 현대차는 7월 44%에서 지난달 42.2%로 줄었고, 기아차도 35.4%에서 34.5%로 낮아졌다. 반면 외국계 완성차 3사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동시에 증가했다. 한국지엠은 9.1%에서 11.4%로 올랐다. 르노삼성차는 4.9%에서 5.1%로 늘었다. 쌍용차도 6%에서 6.2%로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달러/원 상승이 자동차 내수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보인다”며 “국내 시장에서 미국차의 시장 점유율은 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등 국산차 업체가 달러/원 상승에 따라 오른 수익성을 통해 내수 시장의 마케팅 등을 강화하느냐에 따라 시장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