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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스페셜' 연간 피해액 1천억, 알고도 당하는 피싱·파밍·큐싱 사기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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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스페셜 <사진=MBC 다큐스페셜>
'MBC 다큐스페셜' 연간 피해액 1천억, 알고도 당하는 피싱·파밍·큐싱 사기 해법 없나?

[뉴스핌=대중문화부] 'MBC 다큐스페셜'에서 대한민국 피싱보고서란 타이틀로 무섭게 늘고 있는 피싱 사기를 다룬다.

7일 방송되는 MBC 다큐스페셜에서는 알면서도 당하고, 누구나 당하고, 조심해도 당한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판사와 기자, 전문가들도 피하지 못하는 피싱 사기를 조명한다.

연간 피해액이 500억 원에서 1천억 원 정도라고 하나 실제로는 그 몇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 한 통화에 등록금을 날린 여대생이 자살을 하고 전세금을 날린 가장, 결혼자금을 사기당한 새신부의 슬픈 이야기들이 줄을 잇는다. 피싱은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한 사회의 근간인 신뢰를 파괴해 사회 안정성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다.

김지선(가명/29세) 씨의 머릿속엔 아직도 그날의 일이 생생하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오전업무를 보고 있던 중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뜻밖에도 검찰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지선 씨 명의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돼 피해자들에게 고소를 당했으니 개인 재산이 압류되는 것을 막으려면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압박 했다. 지선 씨가 당황한 먹은 틈을 이용해 사기범들은 지선 씨에게 가짜 검찰청 사이트 접속을 유도했고 사기에 필요한 금융정보를 입력하게 했다. 그들은 범행이 발각될까 장시간 전화를 끊지 못 하게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지선 씨는 4시간이 넘도록 통화를 계속했고 그 사이 5700만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그 돈은 지선 씨 가족의 전 재산이었다.

평화롭던 일상은 무너졌고 가족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서로가 서로를 밤낮으로 지켜봐야 한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도 똑같은 수법으로 68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경찰, 검찰 수사기관을 사칭한 범죄의 피해액은 지난해 1,712억 원으로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60.5%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김지선(가명) 씨는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려고 하는데 제 뒤로 높은 건물이 있었어요. 그냥 올라가고 싶더라고요. ‘아, 그냥 올라가버려야겠다' 이 현실을 도피하고 싶더라구요"라고 절망적인 심경을 털어놨다.

전라남도 나주에 살고 있는 박종범(가명/39세) 씨는 여섯 식구의 가장으로 노모를 모시며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한 달 급여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딸에게 방을 하나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은행에서 300만원을 대출 받으려 하였으나 실적부족으로 거절당한 종범 씨. 그러나 다음날 걸려온 전화 한통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렸다.

종범 씨의 형편과 은행거래내역을 모두 알고 있던 전화 속 목소리는 거래실적을 쌓아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유혹했고 J씨는 거래실적을 만들기 위해 제3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을 넘겨주었다. 그길로 사기범들은 연락을 끊었다. 종범 씨는 1,500만원의 대출과 연 30%가 넘는 고금리 이자를 떠안게 되었다. 자신의 수입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피해로 인해 그는 현재 파산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J씨는 "'대출 필요하십니까?’ 라고 물었으면 의심을 했을 텐데 ‘대출 필요하시다고 말씀 들었습니다.’ 라고 하는데 누가 안 속겠어요? 집사람은 아무잘못 없이 제 눈치보고 저는 잘못이 있으니까 집사람 눈치보고, 아이들은 아빠가 평소랑 다르니까 ‘아빠 요즘 많이 힘들어요?’ 물어보는데... 마음이 너무 아픈 거예요"라고 말하며 힘들어했다.

전화 금융사기의 1인 평균 피해액은 900만 원에 이른다. 2014년 한 해 770억 원(1만 6,242건)이었던 피해액이 2015년 상반기에 벌써 770억 원(1만 1,922건)에 달하며 피해액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저금리 대출로 전환시켜주겠다고 유혹하거나 취업을 알선해주겠다고 하는 등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악용하여 희망을 부풀리고 절박한 그들의 마음을 약점 삼아 집요하게 파고든다.

최미선(52세/가명) 씨는 은행 공인인증서를 업데이트 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악성코드로 PC를 감염시켜 가짜 금융감독원 사이트로 유인해 금융정보를 빼낸 뒤 돈을 인출하는 이른바 '파밍' 사기였다. 범인들은 미선 씨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4천만 원을 빼내 달아났다. 미선 씨는 금융감독원과 똑같은 사이트와 전화번호에 누구도 속지 않을 수 없을 거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파밍 피해자 미선(가명) 씨는 "제가 이거를 당하리라고는 사실 상상도 못 했어요 ‘파밍’ 이라는 이름도 생소해요"라고 답답한 맘을 털어놨다.

자신의 가게를 오픈할 꿈에 잠겨있던 정재희(38/가명) 씨는 이제 그 꿈을 접어야 한다. 어느 날 휴대폰으로 주거래 은행의 보안 강화 업데이트 메시지가 계속 해서 날아들었고 무심코 클릭한 지 10분 만에 6차례에 걸쳐 1천 5백만 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QR코드를 띄워 보안카드를 스마트폰에 대도록 유도하는 신종수법이었다.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휴대폰을 이용하여 정보를 순식간에 빼가는 금융사기 수법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큐싱 피해자 재희(가명) 씨는 "299만원씩 6번 동안 1482만원이 빠져나갔어요. 휴대폰 보면 심장이 멎는 것 같아요.  무서워서 뱅킹사용도 제대로 못 하겠어요"라고 겁을 냈다.

제작진은 사기단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경찰의 수사현장을 장기간 동행 취재했다. 서울서대문경찰서 지능범죄수사대는 태국과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2013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0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했다. 조직원의 집에서 발견된 USB에서는 엄청난 자료들이 쏟아져 나왔다. 불법으로 취득한 수십만 개의 개인정보를 비롯해 각종 상황별 시나리오와 대포통장, 조직원의 행동수칙, 수익금 정산내역까지 모든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서울서대문경찰서 지능범죄수사대 백의형 팀장은 "기본적인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필요한 대출금액, 직업, 기존 대출금이 얼마인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전화가 왔을 때 더 신뢰를 할 수밖에 없죠. 처음 이 자료를 봤을 때 생각했던 것 보다 더 구체적이라 놀랐습니다"라고 사기 수법에 혀를 내둘렀다.

날이 갈수록 피싱 범죄는 교묘하고 지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트렌드를 빠르게 수집해 시나리오를 가공하고 공공기관 사이트를 똑같이 만들어 피해자들을 유인한다. 제작진은 KAIST 사이버보안 연구센터와 함께 피싱 범죄 수법에 대한 심층 분석과 실험을 진행했다.

범인들은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인터넷 사이트와 흡사한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자동으로 연결되도록 했다. KAIST 사이버보안 연구센터와 함께 피싱의 메커니즘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된 스마트폰과 PC의 모든 정보는 고스란히 사기범들에게 흘러들어갔다. 개인정보는 물론 도청, 위치추적 심지어 핸드폰 카메라를 해킹해 피해자의 얼굴까지 들여다보고 있었다.

KAIST 사이버보안 연구센터 최상용 실장은 "옛날처럼 간단하고 단순하게 만들지 않고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기 때문에 실제 당하게 되면 육안상으로 구분하기는 굉장히 힘듭니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피싱 사기는 사회 작동의 근본 원리인 신뢰를 해치고 한 인간의 인격과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범죄이다. 사기범들에게 속은 피해자들은 심한 자책과 모멸감, 회복할 수 없는 금전적 피해에 대한 절망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과연 피싱 사기는 근절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MBC다큐스페셜 사기의 법칙-2015, 대한민국 피싱 보고서에서 그 가능성을 알아본다.

[뉴스핌 Newspim] 대중문화부 (NEWMEDI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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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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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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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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