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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한계, 금융시장 비효율성 초래 및 성장 걸림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앙은행과 싸우지 말라.’

미국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투자 원리다.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절대적인 세력으로 자리잡았던 중앙은행이 통제력을 상실, 정책적인 한계를 맞았다는 주장이 날로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출처=신화/뉴시스]
중국 인민은행의 증시 부양책과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글로벌 증시의 도미노 하락을 막아내지 못하자 더 이상 중앙은행에 기댈 수 없다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각) RBS의 말베르토 갈로 매크로 신용 리서치 헤드는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칼럼을 통해 전례 없는 통화완화 정책이 금융시장에 비효율성과 왜곡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적인 한계를 맞았을 뿐 아니라 경제 및 재정 개혁을 가로막는 한편 고용 악화와 생산성 저하 등 구조적인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하면서 양적완화(QE)가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임금 상승이 지극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모기지 대출을 중심으로 과도한 여신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두 개 국가 모두 성장을 회복했지만 성장 불균형 문제가 깊이 뿌리 내렸고, 이 때문에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

유로존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갈로 헤드는 주장했다. 경기 회복이 이미 모멘텀을 잃기 시작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QE 시행 이전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것.

은행권이 여전히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무게를 두고 있고, 무수익 여신이 1조유로에 달해 중앙은행의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중소기업과 가계로 신용이 스며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은행권 재무건전성 향상에 무게를 두는 것은 정책적으로 바람직한 행보에 해당하지만 정상화 과정이 수 년간에 걸쳐 장기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경종을 울린 것은 중국이다. 이번 증시 부양책이 영속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과 제조에서 소비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경제 구조적 개혁이 기대했던 방향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정책적인 측면의 불균형이 그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갈로 헤드는 지적했다. 한편으로 중국 정부는 이른바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 부채,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에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과격한 통화완화 정책으로 기업과 가계, 심지어 지방정부의 과잉 레버리지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각국 중앙은행이 가진 카드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그는 전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보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가운데 연내 긴축 시행이 정책 신뢰를 얻는 데 효과적이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데다 실책을 범할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은 미국과 영국 경제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했고, 유로존 경제에 시간을 벌어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속적인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조적 개혁을 이루지는 못했다는 것이 갈로 헤드의 평가다.

뿐만 아니라 자산 버블과 부의 분배 측면의 불균형, 부의 불평등까지 각종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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