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중앙은행과 싸우지 말라? 이빨 빠진 호랑이

기사입력 : 2015년09월01일 04:40

최종수정 : 2015년09월01일 04:42

정책 한계, 금융시장 비효율성 초래 및 성장 걸림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앙은행과 싸우지 말라.’

미국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투자 원리다.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절대적인 세력으로 자리잡았던 중앙은행이 통제력을 상실, 정책적인 한계를 맞았다는 주장이 날로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출처=신화/뉴시스]
중국 인민은행의 증시 부양책과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글로벌 증시의 도미노 하락을 막아내지 못하자 더 이상 중앙은행에 기댈 수 없다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각) RBS의 말베르토 갈로 매크로 신용 리서치 헤드는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칼럼을 통해 전례 없는 통화완화 정책이 금융시장에 비효율성과 왜곡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적인 한계를 맞았을 뿐 아니라 경제 및 재정 개혁을 가로막는 한편 고용 악화와 생산성 저하 등 구조적인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하면서 양적완화(QE)가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임금 상승이 지극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모기지 대출을 중심으로 과도한 여신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두 개 국가 모두 성장을 회복했지만 성장 불균형 문제가 깊이 뿌리 내렸고, 이 때문에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

유로존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갈로 헤드는 주장했다. 경기 회복이 이미 모멘텀을 잃기 시작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QE 시행 이전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것.

은행권이 여전히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무게를 두고 있고, 무수익 여신이 1조유로에 달해 중앙은행의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중소기업과 가계로 신용이 스며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은행권 재무건전성 향상에 무게를 두는 것은 정책적으로 바람직한 행보에 해당하지만 정상화 과정이 수 년간에 걸쳐 장기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경종을 울린 것은 중국이다. 이번 증시 부양책이 영속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과 제조에서 소비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경제 구조적 개혁이 기대했던 방향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정책적인 측면의 불균형이 그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갈로 헤드는 지적했다. 한편으로 중국 정부는 이른바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 부채,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에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과격한 통화완화 정책으로 기업과 가계, 심지어 지방정부의 과잉 레버리지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각국 중앙은행이 가진 카드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그는 전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보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가운데 연내 긴축 시행이 정책 신뢰를 얻는 데 효과적이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데다 실책을 범할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은 미국과 영국 경제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했고, 유로존 경제에 시간을 벌어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속적인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조적 개혁을 이루지는 못했다는 것이 갈로 헤드의 평가다.

뿐만 아니라 자산 버블과 부의 분배 측면의 불균형, 부의 불평등까지 각종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