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긴급대책반 구성"…냉철한 대응 당부
[세종=뉴스핌 최영수 한기진 기자]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23일 비상근무체제를 이어가며 고위급 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 오후 북측의 포격도발이 발발하자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했다. 이후 주말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북측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시장 위기감 고조…금융당국 "비상 시나리오 검토"
금융시장은 실물경제보다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북한의 포격도발이 우리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3일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했으며,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남북회담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들어 중국의 증시 급락과 남북관계 긴장 등 대내외 여건이 크게 변화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자본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선 정책들을 우선적으로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 이후 신흥국에서 해외자금이 크게 유출되고 있고 글로벌 증시도 크게 악화돼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열렸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2%나 내렸고, 이틀간 낙폭 888.98포인트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19~20일 이후로 가장 컸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악재로 덮여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북측의 도발이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킬 것으로 정부는 진단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국 위안화 절하로 글로벌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이 금융시장 악화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했다"면서 "과거 큰 사건이 있었던 당시의 사례를 찾아 위기 확산 속도와 수준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대북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은 단기에 그친 만큼 이번에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북한도발이 우리경제에 다소 영향을 줬지만 단기적인 악재로 그쳤다"면서 "우리 국민과 시장이 냉철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정부 "수출 등 실물경제 특이동향 없어"
기획재정부는 지난 22일 오후 3시 최경환 부총리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금융시장과 수출동향 등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논의했다.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 외신, 신평사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시장불안 확산 등 필요한 경우 선제 대응하기로 했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2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문산변전소를 방문해 전시대비 전력공급대책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
산업부는 앞서 21일 오후 6시 윤상직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비해 에너지 계통 산하 공공기관들에게 비상 근무체제 지침을 내렸다. 비상근무에 들어간 곳은 한국전력과 한국전력거래소,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개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이다.
다른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부처는 실·국별로 조를 나누어 비상근무 체재를 가동하며 남북현상 진행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의 동향과 남북 고위급 협상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현재 수출을 비롯한 실물경제에는 특이사항이 없지만, 유사시에는 긴급대책반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한기진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