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의 집’이 지난 9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사진=숨은그림미디어> |
‘파랑새의 집’(극본 박필주, 연출 지병현)은 방송 초반 막장 없는 착한드라마로 정체성을 잡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와 악인의 도 넘은 패악이 점철되며 목적지를 잃고 지난 9일 방황 속 막 내렸다. 특히, 풀릴 길 없어 보였던 갈등과 해묵은 원한이 한 마디 사과의 말로 모두 풀리는 성급한 마무리가 아쉽다.
지난 2월 21일 첫 방송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은 혈연을 넘어선 어머니의 사랑, 삼포세대의 현실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 이준혁 이상엽 채수빈 경수진 네 남녀의 로맨스 등을 그리며, 현실을 반추하게 만드는 바람직한 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파랑새의 집’ <사진=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 방송 캡처> |
악의 축을 담당한 장태수(천호진)의 실체는 초반에 어느 정도 암시된 데 이어 조금씩 진상이 공개되면서 긴장감을 더했다. 특히 천호진의 열연이 극 중 장태수의 행동에 대한 설득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극이 후반부에 진입할수록 그간 온갖 악행과 비리를 저질러 온 장태수와 그의 실체를 캐내려는 김지완의 대립구도가 평행선을 이뤄 피로감을 유발했다. 더불어, 과거 저질렀던 죄를 무마하기 위한 장태수의 또 다른 악행들은 도를 넘어서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극 중반부에는 한은수의 친부가 장태수라는 암시가 곳곳에 등장했다. 결국 한은수의 친부는 장태수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한은수를 둘러싼 때아닌 출생의 비밀 설정은 드라마 초기에 가졌던 기대를 반감시키는 뻔한 소재, 실망스러운 전개를 낳았다.
말미, 장태수의 급작스러운 개과천선과 그의 사과를 받은 사람들의 빠른 용서로 허무하게 극이 마무리된 것이 가장 아쉽다. 앞서 펼쳐졌던 전개와는 다소 동떨어진 뜬금없는 커플 탄생도 극을 급하게 마무리 지은 듯 억지스러움이 묻어난다.
‘파랑새의 집’에 출연한 배우 (왼쪽부터)이준혁, 최명길, 채수빈, 경수진, 천호진, 이상엽 <사진=뉴스핌DB> |
‘파랑새의 집’ 후속으로는 앙숙 모녀를 통해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가 방송된다. ‘부탁해요, 엄마’가 KBS 주말극의 위신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진 이상우 고두심 김갑수가 출연하는 ‘부탁해요, 엄마’는 15일 첫 방송.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