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원투수 변신? 지배구조 관련 시리즈 입법중"
[편집자] 이 기사는 7월23일 오후 3시32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뉴스핌=김지유 기자]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또 다시 삼성을 겨냥한 법안을 내놓는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과정에서 자사주를 KCC에 매각해 우호세력으로 삼은 것과 관련해 박 의원이 이른바 'KCC 방지법'을 이달 내 발의할 예정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제3자에 매각할 때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겠다는 얘기다.
박영선 의원은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매각한 것은 편법"이라며 "제3자에게 자사주를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 일본은 자사주 처분 시 신주 발행과 동일한 절차 적용
개정안은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제3자에게 자사주를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상법에는 자사주 처분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고, 정관에 따르도록 했다. 정관에도 없으면 이사회가 결정토록 하고 있다.
반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은 신주 발행 시 주식평등의 원칙을 준수토록 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3년 법 개정으로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 주주를 포함한 특정인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뒀다.
이에 자사주를 처분할 때도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한 경우'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 일본도 자사주 처분 시 신주 발행과 동일한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박 의원은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과 관련해 "외국에는 그걸 못하게 돼 있다"며 꼬집었다.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 <사진 = 김학선 기자>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승계에 정당성 확보해야
박 의원은 지난 2월에도 ′이학수법′이라 불리는 ′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으로 이학수 전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얻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환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어 6월에는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자사주에 분할신주를 배정할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의원의 개정안은 상장사가 합병, 분할, 분할합병 등을 할 때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거나 주주에게 배분토록 하는 내용이다.
박 의원의 이러한 입법 활동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이 부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1위 기업을 운영해야 되는 사람이기에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한 국가의 지도자도 정당성 확보가 안되면 해당 국가의 위신은 떨어지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 기업도 정당성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법을 이용해서 재벌 3세가 기업을 계속 물려받다 보면 정당성 문제가 (언젠가는)반드시 제기될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적대적 M&A 아냐
반면 박 의원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무차별적인 인수합병(M&A)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했다. 이를 놓고 "박 의원이 삼성 구원투수로 변모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 의원은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 균형과 견제 차원에서 ′시리즈′로 법을 내고 있다"며 "외촉법 개정안은 균형을 갖추는 차원의 법안에 속하는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에서는 '엑손 플로리오법'이라고 해서 외국인 투자가가 자국 기업을 합병·취득·인수할 때 외국인투자위원회가 국가안보에 위해하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이 이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에 일본경제의 원활한 운영에 현저한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 외국인 투자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국가가 경영권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법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항이 너무 미미해서 ′대한민국 경제에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 조항을 추가해 낸 것"이라며 "이번 삼성물산과 엘리엇매니지먼트 문제는 이러한 적대적 M&A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못박았다.
한편 박 의원은 합병비율에 관련한 기준을 국제 기준에 맞게 규정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공익법인에 대한 기부에 대해 면세혜택을 주는 것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등도 발의를 검토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