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첫 금리인상 예상 시점 '맞교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지켜본 골드만 삭스와 씨티그룹이 향후 전망을 서로 맞바꿔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9월이 아닌 12월 금리인상을 예상했던 씨티그룹은 이번 회의 후 9월 인상을 점치고 있고, 앞서 연준이 9월 긴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던 골드만 삭스는 예상 시기를 12월로 늦춰 잡았다.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IB)의 이 같은 행보는 금융시장의 전문가들조차 연준의 속내를 읽어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출처=AP/뉴시스] |
골드만 삭스는 연준이 비둘기파에 더욱 치우친 것으로 판단한 반면 씨티그룹은 정책자들이 긴축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해석한 셈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과거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 지표에 근거한 정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히려 첫 금리인상 시기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도록 주문했다. 중요한 것은 2008년 12월 이후 첫 긴축을 단행하는 특정 시점보다 중장기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씨티그룹과 골드만 삭스가 서로 입장을 맞바꾼 배경은 무엇일까.
씨티그룹의 윌리엄 리 북미 경제 헤드는 “완만한 경제 성장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9월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고, 경제 지표가 뒷받침되는 한 연준 정책자들이 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씨티그룹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한 한편 국채를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달리 골드만 삭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PMC)의 정책위원 가운데 무려 7명이 올해 금리인상이 단행되지 않거나 단 한 차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당초 예상했던 9월보다 12월로 늦춰질 여지가 높다는 주장이다. 정책자들 사이에 여전히 뚜렷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고, 이는 긴축을 앞당기기보다 늦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얘기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 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정책자들은 매파 기조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지는 일을 최대한 회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츠비시 UFJ 증권의 욘 헤르만 이사는 “불과 6개월 전 9명의 FOMC 정책위원이 올해 4~7차례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상황은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며 “연준의 소위 선제적 가이던스는 명백한 실책이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