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안전자산 부상, 엔화는 약세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이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스위스 프랑화가 일본의 엔화를 제치고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안전자산으로 부상해 관심을 끌고 있다.
스위스의 금리가 전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프랑화의 강세에 더욱 투자자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프랑화[출처=신화/뉴시스] |
이와 별도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조사에서도 투기 거래자들이 엔화에 대해서는 하락 베팅하는 반면 프랑화는 여전히 상승 포지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의 프랑화 상승 베팅은 주요 통화의 환율을 통해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달러화는 최근 3개월 사이 엔화에 대해 3.5% 상승했지만 프랑화에 대해 5%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 역시 엔화 대비 6.5% 오른 반면 프랑화에 대해서는 2.3% 떨어졌다. HSBC는 1.04프랑에 거래되는 유로/프랑 환율이 패러티(등가)에 이를 가능성을 제시했다.
프랑화의 강세는 스위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75%로 내린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지난 1월 유로당 1.20프랑의 환율 페그제를 폐지한 가운데 그리스의 불확실성이 프랑화의 ‘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데아의 닐스 크리스텐슨 외환 전략가는 “프랑화가 투자자들 사이에 든든한 안전자산으로 부각된 반면 엔화는 매력을 상실했다”며 “그리스 사태로 인한 ‘리스크-오프’ 투자 심리가 프랑화의 상승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UBS의 조프리 유 전략가 역시 “펀드매니저들이 프랑화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그리스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 것도 프랑화의 강세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그렉시트와 그리스 디폴트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유로화에 대한 프랑화 강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스위스의 탄탄한 재정건전성과 소비자물가 하락도 프랑화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