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대기 수요+내수 침체 등 복합적 요소 작용
[뉴스핌=송주오 기자]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가 최근 경쟁적으로 도입한 장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등 국산차 업계는 내수 시장 감소로 인해 장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이달에도 시행, 내수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GM은 장기 무이자 할부 효과가 이달에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5만4990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36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카드를 뽑아들며 총력전을 펼쳤다.
쏘나타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반떼에 36개월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들 적용했다. 선수금으로 차값의 20%를 지불하면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 무이자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쏘나타는 약 150만원, 아반떼는 약 100만원 정도 싸게 구매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판매는 크게 늘지 않았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쏘나타(하이브리드 포함)는 지난달 9495대 팔려 전달(8446대) 대비 1000여대 더 팔리는 데 그쳤다. 아반떼는 오히려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달 6620대 팔려 전달(7775대)보다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반떼의 경우 하반기 신차 출시를 앞두고 신차 대기수요의 영향 탓이고 쏘나타는 늘어난 파워트레인에 따른 라인 조정의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 침체의 영향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스파크, 크루즈, 말리부, 올란도, 캡티바를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파격적인 조건이었지만 결과는 기대를 비껴갔다. 캡티바를 제외한 다른 차종의 판매 대수는 모두 감소했다. 캡티바는 지난달 1485도 팔려 전달(638대) 대비 2배 넘는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전달 대비 기준으로 크루즈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크루즈는 16.5% 줄어든 1410대 팔렸다. 나머지 모델은 3.7~11.1% 감소폭을 보였다.
수입차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제타 모델에만 60개월 무이자 할부 조건을 제공했다. 제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428대로 작년 5월 425대와 큰 차이가 없었다. 전달인 4월 판매실적과 비교해도 25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간 사상최다 판매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인피니티코리아는 인기모델 Q50과 뉴 Q70에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실시했다. Q50의 지난달 판매량은 193대로 전달(185대)대비 소폭 늘었다. Q70도 2대 늘어난 23대 판매에 그쳤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할부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판매가 많이 늘지 않는다"며 "매달 진행하는 프로모션의 하나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이 사실상 판매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할부 프로그램보다는 할인 폭을 크게 했을 때 고객 유치 효과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 국산차와 수입차의 할부 프로그램 정책 방향은 상반된다. 국산차는 지속하는 반면 수입차는 속속 거둬들이고 있다. 국산차는 안방사수를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게 급선무다. 현대차는 국내 1위업체로써의 자존심 회복이 달려있고, 한국지엠은 10% 점유율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담겨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며 "그런 맥락에서 장기 무이자 할부를 이달에도 지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달 처음으로 무이자할부를 시행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이달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여겨 내부적으로 기대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지엠 크루즈는 지난달 국내에서 1410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 감소폭이 가장 컸다 <사진제공 = 한국지엠> |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