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9월까지 워크아웃 방안 수립, 포스코 추가 자금지원 없으면 법정관리 가능성
[뉴스핌=황세준 기자] 포스코플랜택이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포스코 본사가 지원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3일 산업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경남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등 포스코플랜텍 채권단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이 회사에 대한 채무 상환 연장 및 워크아웃 개시를 의결했다.
다만, 채권단은 포스코 본사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전제조건으로 걸었다. 채권단은 외부전문기관(회계법인)을 통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8~9월 중 채무재조정을 포함한 경영정상화방안을 수립해 정상화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간을 두고 포스코의 입장변화를 기다려보겠다는 의미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와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 기간 동안 채무는 유예되지만 포스코와 협상은 지속해 시도할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이 포스코플랜텍을 도와야 한다는 채권단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포스코그룹은 채권단 회의 당일까지도 추가 지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포스코플랜텍은 일단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포스코의 추가지원이 없으면 구조조정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현재 포스코플랜텍의 금융권 부채는 5000여억원이며 여신액과 금융기관별 보유 회사채 등을 모두 포함한 채권액 비율은 산업 36%, 외환 15%, 신한 14%, 우리 13%, 경남 6%, 하나 3%, 부산은행 3% 순이다. 나머지 10%가량은 서울보증보험 등 기타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권의 협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단기간 내 추가 자금지원은 포스코 주주의 이해에 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조건만 맞으면 자금지원이 가능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그러나 포스코가 지난해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2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 이미 사외이사들의 반대 의견이 거세게 제기된 바 있다. 포스코플랜텍이 유상증자까지 받고도 워크아웃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보면 포스코가 추가 지원을 승인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포스코플랜텍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전 사주의 이란자금 유용 등으로 금융권의 차입금 만기연장이 거부되고 신규 자금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가속화됐다. 현재까지 포스코플랜텍의 금융권 연체금액은 총 892억원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가 지원 여부에 대해 새롭게 결정된 것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포스코플랜텍은 철강·해양·화학·조선 플랜트사업에 필요한 설비를 만드는 회사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해양플랜트 전문업체 성진지오텍을 1600억원에 인수해 2013년 포스코플랜텍과 합쳤다.
검찰은 이날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지분 고가 매수 의혹과 관련해 산업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하고 매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 3월 포스코가 성진지오텍 지분을 사들일 때 매각 주관사였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