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9조7000억달러 중 부동산 투자 9.1%
[뉴스핌=배효진 기자]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주요국 부동산 시장에 뭉칫돈을 베팅하고 있다. 초저금리로 인한 저수익 시대, 가격 거품에 따르는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부동산만한 투자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전 세계 중앙은행과 기관투자가 모임인 공적통화·금융기관 포럼(OMFIF)이 500여 곳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4%는 향후 3~5년 동안 부동산과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50%는 현 투자비중 유지, 나머지 6%는 비중을 축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들 기관이 보유한 자산은 29조7000억달러로 그 중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는 9.1%를 차지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자 고수익에 목말랐던 기관투자자들이 몰려드는 형국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2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부동산의 평균 수익률은 9.9%였다. 5년 연속 오름세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MSCI는 각국 중앙 은행들이 실시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시중에 유동성이 대량으로 풀린 점을 부동산 시장 활황의 배경으로 짚었다. 아울러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수익률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는 기관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투자를 주도하는 곳은 주요국 국부펀드다. 헤지펀드 정보업체 프레킨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국부펀드의 59%가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었다. 인프라 투자를 단행한 곳도 전체의 60%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국부펀드가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도 742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썼다.
이미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등은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부동산 시장에 잇따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큰손'들이 개인 투자자들처럼 가격 거품이라는 위험이 내재된 자산에 투자를 늘리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피터 홉스 MSCI 연구 책임자는 "초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지나치게 저렴해지고 채권 수익률이 유례없는 하락세를 보이자 부동산에 대한 광란적 매수가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OMFIF는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주요국 국부펀드들이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며 "잠재적으로 부동산 거품 붕괴로 타격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