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붐'에 비해 고가부동산 매입자 수 '제한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뉴욕에서 건설업체들의 지나친 고가 아파트 건설 경쟁이 공급과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57 <출처=엑스텔 디벨롭먼트 > |
런던과 싱가포르, 두바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고급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뉴욕은 그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시장이다. 뉴욕 건설업체들의 고가 아파트 신축 움직임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뉴욕 센트럴파크 사우스 지역에 위치한 66층짜리 타워에는 가격이 2000만달러(약 218억원)가 넘는 아파트가 60채 넘게 지어졌다. 지난 2008년만 하더라도 맨해튼 전역에 동일 가격대의 신규 아파트 총 착공건수는 단 29채에 불과했다.
뉴욕 부동산 조사업체 씨티리얼티에 따르면 뉴욕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오는 2017년이면 720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평균 가격 480만달러, 2008년 19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파른 상승세다.
하지만 고가 아파트 착공 열기를 따라잡을 만한 수요가 뒤따를지는 미지수다.
WSJ는 고가 부동산 수요가 이미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업체 엑스텔 디벨롭먼트가 조성한 1004피트(306미터) 높이 초호화 아파트빌딩 '원57(One57)'의 경우 지난해 25% 정도가 팔리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엑스텔 측은 결국 총 매출 전망치를 1억달러 가량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평가사 밀러 사뮤엘의 조나단 밀러 대표는 "고가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매입자 수는 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초호화 부동산 수요 증가세를 뒷받침할 만한 요인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향후 공급 과잉 불안의 배경이다.
신문은 슈퍼리치가 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부자들이 주거용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 저금리 상황으로 투자자들이 고수익 투자자산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점만을 이유로 건설업체들이 시장 전망을 낙관하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가격 급등세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큰 손들이 매입시 정보 공개를 꺼려해 매입자 정보가 확실치 않아 정확한 시장 펀더멘털 파악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투명성이 결여될수록 건설업체들이 수요자에 대한 오판으로 과잉 건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노스웨스턴 대학 금융학 교수 찰스 네이선슨은 "실제 주택시장 수요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며 시장 정보가 희박할수록 건설업체들이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공급에 나설 우려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