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이 아쉬운데" VS "질 좋은 투자"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놓고 정부와 제주도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제주도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투자를 유치하겠다"며 '질 좋은 투자'를 내세웠다. 호텔 등 숙박시설과 부동산에 투자가 집중되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 결과 외국인 투자가 급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 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에서 원희룡 지사가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 올 1분기 외투유치 급감…증가세 꺾여 '비상'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35억 5000만달러(신고액 기준)로 전년동기대비 29.8%나 급감했다. 실제 투자액인 도착기준으로도 전년동기대비 16.4% 감소한 31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2분기 52억 7300만달러를 정점으로 3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
이처럼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 데는 제주도의 방어적인 투자유치 정책이 한몫 했다는 게 산업부의 판단이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도착기준으로 보면 이같은 추이는 더욱 분명하다. 지난해 1분기(3억 2000만달러)를 정점으로 2분기 이후로는 1억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김영삼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국장)은 "1분기 신고액이 감소했지만 최근 5년 간 1분기 평균실적은 넘어섰다"면서 "지난해 대규모 인수합병(M&A) 투자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 "원희룡 지사 설득해 봤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하던 외국인 투자가 올 들어 '이상 징후'를 보이자 산업부는 분야별 현황을 점검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원희룡 지사가 투자유치 정책을 바꾸면서 중국인들이 제주도 투자를 크게 줄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부 담당국장이 지난해 말 제주도로 날아가 원희룡 지사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원희룡 지사는 취임 이후 "제주도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제주도에 숙박업 중심의 부동산 투자비중이 급증하면서 각종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중국인들의 투자 분위기가 냉각되자 올 초 중국으로 찾아가 투자마케팅을 펼치며 오해를 풀기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지난 1월 중국에서 "제주도 개발 기준은 난개발 방지와 환경 보호, 건전한 투자 유도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면서 "제주도와 중국자본과의 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 서있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중국인 투자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정부는 물론 제주도 안팎의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결국 이에 대한 책임을 놓고 제주도와 산업부의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