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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낸드플래시도 일낸다"...내년부터 인수효과 본격화

기사입력 : 2015년04월27일 15:28

최종수정 : 2015년04월27일 15:33

2012년부터 해외 업체들 인수

[뉴스핌=김선엽 기자] “이번엔 낸드플래시다.”

지난해 D램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가 이번에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낸드플래시까지 세계 정상으로 올라서면 SK하이닉스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반도체 업체로 우뚝 서게 된다.

특히 2012년 이후 SK하이닉스가 이 분야에서 단행한 크고 작은 기업 인수합병(M&A)이 내년부터 빛을 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에서 D램의 비중은 75%다. 낸드플래시는 22%에 불과하다. 글로벌 매출 순위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지난해 기준 40.4%)에 이어 세계 2위(27.4%)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12.8%의 점유율로 4위다.

글로벌 4개 업체 중 사실상 꼴찌다. 게다가 45%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인 D램 분야와 달리 낸드플래시의 이익 기여도는 거의 '제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는 하지만 남는 게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23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D램은 20%대 중반, 낸드플래시는 40%를 상회하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 달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배경은 지난 4년여 간 M&A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이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저장장치로 D램과 달리 전원을 꺼도 정보가 계속 저장돼 PC로 치면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역할을 모바일기기에서 수행한다.

가볍고 속도도 빨라 최근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통해 서버 및 노트북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셀 수가 같다고 할 때 트리플레벨셀(TLC;셀 한 개당 3비트 저장)이 싱글레벨셀(SLC;셀 한 개당 1비트 저장)에 비해 3배의 용량을 가지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타난다.

0과 1만 구분하는 SLC와 달리, TLC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1개의 셀을 8단계로 구분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SLC에 비해 기술적 구현이 어렵고 속도도 느리며 수명도 짧다. 때문에 컨트롤러 및 펌웨어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TLC 방식의 128GB 스마트폰용 내장메모리를 올 3월부터 양산하기 시작한 상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컨트롤러 분야에서 그 동안 기술력이 뒤진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글로벌 주요 컨트롤러 업체만 3개를 인수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2012년 6월 스토리지 컨트롤러 분야의 선두 주자인 미국 LAMD(현 SK하이닉스 메모리 솔루션)사를 인수한데 이어 이듬해 8월에는 대만의 이노스터 eMMC 컨트롤러 사업부(현 SK하이닉스 플래시 솔루션스 타이완)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동유럽 벨라루스 민스크시에 위치한 펌웨어 사업부를 인수했다. 펌웨어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에 내장돼 제품 속도와 안정성 등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낸드에서 TLC 비중이 10% 후반을 차지할 것"이라며 "연말에는 TLC SSD 비중이 20~30%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낸드플래시가 성장성이 좋은데다가 (매출) 밸런스 상으로 볼 때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낸드플래시를 잘 해야 한다"며 "LAMD, 대만 업체, 벨라루스 등을 인수한 것이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기술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10나노급 낸드의 비중을 늘려 원가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에서 나노는 회로선폭의 크기를 나타내며 작을수록 성능이 뛰어나고 웨이퍼 당 칩 생산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생산원가도 낮다.

이에 반도체 업체들은 미세 공정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낸드플래시의 80% 이상이 10나노대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단계를 위한 투자도 착착 진행 중이다. 미세공정 싸움인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에서는 최근 셀을 수직으로 쌓는 적층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 동안은 일정한 땅(실리콘 웨이퍼)에 얼마나 많은 집터(die;칩 한개에 해당하는 부분)를 확보하는가가 관건이었지만 이제는 얼마나 높은 층수의 아파트를 짓느냐의 싸움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등이 모두 3D 낸드플래시 개발 및 양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가장 먼저 32단 양산에 들어섰고, 도시바는 내년 상반기 48단을 양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3D 낸드플래시를 올 3분기 초에 샘플링 적용하고 내년 연말부터는 48단 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는 공정 전환이 없이도 미세 집적도를 높일 수 있어 비트당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요인이 커 가격 변동성이 크다"며 "SK하이닉스가 그 동안 상대적 열위에 있던 낸드 쪽에서 이익을 낼 수 있어야 한 단계 레벨업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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