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애플 이어 점유율 2위…안방 고수 전략
[뉴스핌=배효진 기자] 소니가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4를 20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엑스페리아 Z4는 올 여름 일본에서 출시될 예정이지만 가격과 정확한 출시일은 미정이다. 해외 출시는 불분명하다.
소니 신제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4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날 공개된 신제품은 전작 Z3의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퀄컴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를 탑재해 구동 성능을 높였다. 고성능 이미지센서로 카메라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점도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과 다르지 않다.
시장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허덕이며 사업 포기까지 언급했던 소니가 신제품을 내놓은 배경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게다가 완전 방수기능을 제외하곤 특별한 경쟁력이 없는 신제품을 일본 시장에만 출시키로 한 결정도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소니의 행보는 글로벌 시장과 정반대로 '안방강세'를 보이는 자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외국산 스마트폰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과 1위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삼성전자도 일본 시장 점유율은 5위에 불과하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소니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7%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0%에서 대폭 확대된 것은 물론 후지쯔 삼성전자 샤프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많다.
지난 2월 소니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공시에서 2014회계연도 3분기 스마트폰 등 모바일커뮤니케이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7% 증가한 4290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시장 점유율을 고수하려는 소니의 전략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도 있다.
삼성전자가 일본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3일 일본에 출시하는 신제품 갤럭시 S6 시리즈에서 삼성 로고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삼성이 최근 일본 소비자를 겨냥해 공개한 갤럭시S6 시리즈 홍보영상과 일본 홈페이지에 올라온 관련 제품 사진에는 삼성로고가 없다. 자국 업체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일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벤 우드 CCS인사이트 수석 연구원은 "시장을 점령한 애플과 신제품을 내세워 압박해오는 삼성의 사이에서 소니는 신규 소비자를 유치하기보다는 기존 소비자를 사수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