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기준 개인 외화예금 1.7억달러 증가.. 80% 이상이 달러화예금
[뉴스핌=정연주 기자] # 서울시 종로구 소재 광고회사에 재직중인 김모씨(45세)는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언론보도를 접한 뒤 매월 200달러씩 환전해두려는 계획을 세웠다. A씨는 올 가을까지 2000달러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강세가 가팔라지면서 환투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금리시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예적금에 비해 다소 위험한 투자군으로 평가받는 외환까지 손을 뻗는 모습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말 거주자외화예금 잔액(627억달러)을 주체별로 분석해 볼 때 기업예금은 전월보다 11억8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개인예금은 1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개인예금 중 달러화예금은 통상 80%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개인예금 증가는 달러화예금이 주도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달러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한 이유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고, 결국 달러화도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소재 환전소 관계자는 "지금 달러화를 사서 언제쯤 팔면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며 "환율에 생소한 고객들도 기사를 보고 달러화를 조금씩 재미삼아 모아두려고 하는 등 달러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 방식은 달러화예금 등으로 달러화를 살 때보다 더 가치가 높아졌을 때 팔아 환차익을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홍겸 IBK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은 "큰 흐름에서 달러화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됐으나 정보 부족 등으로 여전히 개인들의 투자형태는 환차익만 노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은행권에서는 달러화 상품이 환차손이 생길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달러화 투자를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하면서 관련 상품을 전략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은행권에서는 개인투자자 맞춤형 달러화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판매되고 있다.
그 중 주목해볼만한 것은 달러환매조건부채권(RP)과 달러화에 직접 투자하는 미국채권펀드다.
RP란 채권을 파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후 해당 투자자로부터 채권을 다시 사들이면서 원금과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특히 달러RP는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는 상품'이란 평을 받고 있다. 만기가 짧은 편이면서 금리는 시중은행 외화예금(연평균 0.77%)보다 높은 연 1%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에 확신이 있는 개인이라면 투자를 고려해볼만 하다. 물론 환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대신증권은 기존 달러RP(연 0.9%)에 추가 수익률 1.1%를 더해 연 2%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달러RP를 특별 판매한다고 지난 6일 밝히기도 했다.
또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미국 달러화로 기준가를 산출하는 미래에셋미국채권펀드를 출시했다. 달러화 강세에 직접 베팅하면서 채권상품의 특성상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달러화로 직접 거래해 환율 변동성 위험도 적은 편이다.
김홍겸 차장은 "달러화를 갖고만 있기 보다는 채권 이자에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며 "'한국투자달러표시중국채권펀드'라는 상품의 경우 기대수익이 연 4%안팎에 달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