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수단 등에 석유장비 수출…사상 최대 규모
[뉴스핌=배효진 기자] 세계 최대 유전 서비스업체 슐럼버거가 미국의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 폭탄을 맞게 됐다.
슐럼버거 <출처=블룸버그통신> |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슐럼버거가 미국의 수출 제재국인 이란·수단과 거래한 혐의로 2억3270만달러(약 2567억3791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는 슐럼버거의 자회사 슐럼버거 오일필드 홀딩스에 제재 위반 혐의에 대한 벌금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억15510만달러를 부과했다. 또 법무부는 슐럼버거가 불법적으로 취한 이익 7760만달러도 몰수키로 했다.
슐럼버거 오일필드 홀딩스는 미국 정부가 지난 2011년 11월 발표한 국제비상경제조치법(IEEPA)를 위반하고 이란, 수단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은 IEEPA를 통해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국가에 대해 자국민과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사치품을 수입하거나 수출, 재수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미 법무부와 상무부는 지난 2009년부터 6년 간 슐럼버거의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다. 조사 결과, 슐럼버거는 직원들에게 자본지출 내역를 허위로 작성토록 지시하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이란과 수단에 석유 시추장비를 수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재 대상국 대부분이 석유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슐럼버거를 비롯한 에너지 기업들에 미국의 제재는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벨기에 에너지업체 로빈앤마이어스는 자회사가 시리아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100만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앞서 2013년에는 스위스 석유업체 웨더포드인터내셔널의 자회사 두 곳이 동일한 제재를 위반해 각각 100만달러의 벌금을 지불했다.
존 칼린 미 법무부 국가안보 차관보는 "제재 대상국과의 거래는 에너지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불법이라는 사실을 명확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에너지 기업이 아닌 주요 다국적 기업들도 잇따라 미국의 제재에 걸려들고 있다.
이달 초에는 독일 은행 코메르츠방크가 이란과 수단의 돈세탁을 도운 혐의로 14억5000만달러의 벌금을 낸 바 있다. 이보다 앞선 올 초에는 HSBC홀딩스와 바클레이스, 스탠다드차타드 등 대형은행들도 제재 위반 혐의로 벌금을 물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