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험 손해율 악화 대응..손보사 의사 영입 늘어
[뉴스핌=전선형 기자] 최근 조직정비를 마친 메리츠화재가 이번엔 국내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를 스카우트하며 인(人)보험 전력 강화를 예고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 출신의 사의(의사)를 스카우트했다. 스카우트된 사의는 강 모 씨로, 지난 2월 초 메리츠화재에 정식으로 입사했다.
사의란 보험사의 인수검사, 지급심사 등의 심사기준을 마련하고 심사자들을 교육하며, 건강보험 상품개발에 참여하는 등 회사 내 모든 의학 자문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강 씨는 지난 2007년 삼성화재 사의로 입사했으며 당시 보험업계 최초로 ‘유병자 특약’을 만든 장본인이다. 유병자 특약 외에도 삼성화재의 건강보험과 관련한 다수의 상품 개발에 깊이 관여해 왔다.
당시 삼성화재가 선보인 유병자 특약은 당뇨나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환자에게 보험료 할증을 덧붙여 건강보험에 가입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
메리츠화재가 강 씨를 전격 스카우트 한 것은 급증하는 장기보험 손해율과 인보험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근 손보업계는 실손보험의 보험료 대비 보험금 증가와 국민의료비 상승 등으로 장기보험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다. 장기보험 중 인보험 위주로 성장해 온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손해율 증가가 전체 당기순이익까지 영향을 미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 지난 4년간의 메리츠화재 장기손해율을 살펴보면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88%, 2012회계연도 87%,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 90%, 2014회계연도 95%로 증가 추세를 그리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11회계연도 1646억원, 2012회계연도 1307억원, 2013회계연도 1353억원, 2014회계연도 112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최근 유병자보험에 대한 수요도 높고, 이 부분이 전문적인 통계와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의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손보업계 내에도 인보험 중요도가 커지면서 사의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13개 손보사 중 총 6곳이 의사 1명씩 선임한 상태며, 나머지는 자문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가장 먼저 선임한 손보사는 코리안리(1999년 6월)며 이후 삼성화재가 2005년, LIG손해보험 2011년, 한화손해보험과 동부화재가 2014년 순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업계에서 사의 영입은 생명보험사만 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생보업종과 손보업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손보사도 사람의 사망·상해·질병에 대한 보험이 다수 출시되고 있어 사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보험업계에서 유능한 사의를 스카우트하기 위한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