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상승 열기를 더하던 유럽 증시가 경제 지표 부진에 일부 후퇴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데다 독일 경기신뢰지수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17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가 33.53포인트(0.49%) 오른 6837.61에 거래됐을 뿐 유럽 주요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다.
독일 DAX 지수가 186.87포인트(1.54%) 떨어진 1만1980.85에 마감해 전날 1만2000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조정을 받았다.
프랑스 CAC40 지수도 32.23포인트(0.64%) 떨어진 5028.93을 나타냈고, 스톡스600 지수는 2.85포인트(0.71%) 하락한 397.33에 마감했다.
이날 독일 ZEW 연구소가 발표한 3월 경기신뢰지수는 54.8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치인 60에는 크게 못 미쳤다.
ZEW의 클레멘스 후스트 교수는 “독일 경기 신뢰가 개선됐지만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며 “그리스 부채 위기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부 악재가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0.3% 하락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속보치와 부합하는 수치다.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준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인내심 있게’ 문구를 삭제해 금리인상이 임박한 사실을 내비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오는 6월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 합의로 급한 불을 끈 듯 했던 그리스 사태는 다시 악화되는 양상이다. 구제금융 조건 이행에 대한 그리스와 채권국의 이견이 지속, 자금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모간 스탠리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국채 투자에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종목별로는 유가가 전날에 이어 내림세를 지속했지만 에너지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 프리미어 오일이 17% 이상 폭등했고, 툴로우 에너지도 6% 상승했다.
에너지 섹터의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트레이더들이 일부 숏커버링에 나선 데 따른 주가 강세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