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호재'
[뉴스핌=이영기 김양섭 백현지 이보람 기자] 한국은행의 전격 기준금리 인하에 증권가는 글로벌 트렌트에 발맞춘 것으로 일단 시장에 호재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재료라거나 일부 뒤늦은 감은 있다는 지적도 있어 주식시장의 반응이 화끈한 편은 아니다. 주요 증권사 투자전략담당자들은 환율의 흐름을 바꿔 기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인지 보면서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변경할지 결정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 수혜주는 증권과 은행 등 금융주와 건설주가 지목된 가운데, 이들 업종이 장중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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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인하했다./ 김학선 기자 |
앞서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지난달까지 지속된 금리동결 했기 때문에 정책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이번이 금리인하의 마지막 기회라는 분위기였다. 앞서 금리인하 시점은 3월 일부 소수의견이 나온 뒤 4월에 단행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그럴 경우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투자전략팀장들은 전통적인 금리인하 수혜주 외에도 전체적으로 이번 금리인하가 환율의 흐름을 바꿔놓는다면 기업실적 개선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따라서 금리가 압착돼 운용 스프레드 확보가 어려운 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든 섹터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은행주 역시 추가 금리인하 압력이 소멸되고 있다는 점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증권가에서 2~3일 전부터 금리인하쪽으로 기대가 많이 생겼는데 예상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수준으로 인하했다"며 "은행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섹터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 매수세는 환율을 통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유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외국인 매수동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이번 금리인하를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서 했기때문에 시장은 일단 환호하는 상황"이라며 "지난 1,2월달에 산업지표나 내수지표이런것들 보면 너무나 안 좋아서 경기부양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건설주, 증권주, 이런 주식들이 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흐름에 대해서도 "무역수지나 경상수지 좋았기 때문에 통화정책도 타이트닝에 가까운 속성을 보였는데 이번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 달러강세 속에서 엔화 등 경쟁통화 대비 약세 되는게 시장에 영향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번 금리인하는 추가적인 엔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강해 보인다"면서 "우리증시의 하방 위험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직접 수출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일본과 중국 모두 적극적인 완화정책을 펼치며 자국통화의 약세를 유도하자 한은도 이를 두고만 볼 수 없었다는 것.
이 팀장은 "달러/엔 환율의 영향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면서, "이번 달러 강세로 엔 약세가 또 와서 환율이 120엔이나 130엔 수준으로 가면 우리증 시는 또 가라앉을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우리증시가 그간 기업이익에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이번 금리인하가 환율의 흐름을 바꿔놓은다면 환율 때문에 기업이익 개선이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많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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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차트 <출처: 키움증권 HTS 조회화면> |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인하로 내수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시점이 늦은 데다 가계부채 등 기존에 갖고있던 숙제들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사실 지난달까지 계속 금리를 동결해왔기 때문에 정책 신뢰성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뒤늦게나마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인 통화정책 완화 흐름을 같이 가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책 모멘텀이 가시화됐고, 당연히 증시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도 "이달 코스피밴드 상단은 여전히 2030선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도 환율에 주목했다. 그는 달러강세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인 6월 이후에는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원화 약세가 4월 정도에는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금리인하가] 시기의 문제였기 때문에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금리 인하는 이미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고, 3월이나 4월이냐의 문제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시장에 반영됐다고 봐야할 것"이라면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해 경기부양 의지를 표현했다는 게 확인됐다는 측면에서 투자심리에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