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금산분리, 규제완화, 정치금융 등 예상
[뉴스핌=노희준 기자] 임종룡(사진)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도덕성보다는 금융정책에 대한 검증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금융 관료 생활과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에 대한 정관계와 금융권 평가가 좋은 데다 야당에서조차 임 후보자에 대한 인선이 비교적 잘 됐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 한 보좌관은 "임 후보자는 그래도 잘 된 인사라는 평이 많다"며 "다운계약서와 위장전입 2가지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렇다고 할 만한 게 크게 없어 (초점이) 정책 쪽으로 많이 빠져있다. 다른 방(의원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임 후보자의 청문회는 이미 불거진 다운계약서와 위장전입 문제를 제외하고는 정책 분야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정무위 위원실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가 임 회장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질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뽑았다. 가계부채 문제는 신제윤 위원장이 올해 금융안정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은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는 범 정부 차원의 가계빚 관리 전담 협의체를 출범한다고 밝혀 구체적 청사진과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임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지난해 8월 시행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합리화 조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무리한 가계 부채 축소에는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며 사실한 부정적 입장을 취한 바 있다.
금융위의 기획재정부 '눈치보기' 의혹에 대한 지적도 예상된다. 금융권은 LTV·DTI 결정에서 금융위가 사실상 기재부 눈치를 많이 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임 후보자가 금융개혁 추진체 신설 의사를 표명하자 "벌써부터 기재부에 종속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개혁 추진체 신설 의사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금융 고장"발언 이후 하루 만에 나왔기 때문이다.
김기준 의원실 등 야당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절차 문제에 대해 임 회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은 일단 서면 답변에서 "노사간 합의 과정을 거쳐 추진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야당은 좀 더 구체적으로 두 은행의 통합 승인 과정에 노사 합의 여부를 어떻게 고려할지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규제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질의도 예상된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자율과 경쟁을 촉진하는 것으로 규제의 틀을 전환한다고 하는데 실제 정책은 다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은행 혁신성 평가나 가계부채 구조개선 작업의 일환인 '안심전환 대출'의 은행권 주택저당증권(MBS) 강제매입 등을 염두한 지적이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와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의 추진 방향에 대한 정책적 질의도 예상된다. 임 후보자는 일단 "금산분리의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며 금산분리 완화에 신중한 입장이다. 금산분리 완화에 좀더 가까웠던 신제윤 위원장과는 결이 다소 다른 것으로 구체적인 입장 표명 요구가 예상된다.
이 밖에 최근 금융권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는 '정치금융' 우려에 대한 야당쪽의 공세도 예상된다. 최근 금융연구원장 내정과 KB금융 계열사 인사 등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정치금융이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상 문제로는 이미 제기된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외에는 임 후보자의 고액강연료 논란 문제가 제기될 전망이다.
앞의 의원실 보좌관은 "신상문제로는 고액강연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후보자는 국무총리실장에서 물러난 후 2013년 5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 금융컨퍼런스의 2시간 강연에 나서 500여만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