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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문화의 향기<5> 인간성의 회복, 르네상스시대의 개막

기사입력 : 2015년03월13일 15:42

최종수정 : 2015년03월25일 09:49

이철환의 문화의 향기<5> 인간성의 회복, 르네상스시대의 개막

르네상스는 14~16세기에 일어난 문화운동으로 학문이나 예술의 부활· 재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신 중심의 사상과 봉건제도로 개인의 창조성을 억압하던 중세에서 벗어나, 고대의 그리스· 로마 문화를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킴으로써 새 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운동이다.
그 범위는 사상· 문학· 미술· 건축 등 다방면에 걸친 것이었으며, 문화· 예술 분야뿐 아니라 정치· 과학 등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기법의 시도와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인쇄술도 발달하여 많은 사람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게 되고 지식 또한 확산되었다. 이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독일, 프랑스,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의 정치·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쳐 근대 유럽문화 태동의 기반이 되었다. 다만 음악은 이렇다 할 움직임 없이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풍부한 문화가 쌓여 있었으며, 지리적으로 이슬람과 동로마의 문화를 접하기 쉬운 위치로 이들의 문화를 서유럽과 연결하는 통로역할을 하였다. 14세기에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상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이 강력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도시국가들이 형성되었다.
이들 도시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번영을 이루자, 점차 시민들이 정치에 눈을 뜨고 참여하는 시민문화가 형성되어 갔다. 또한 이 시기에는 회화의 마사초와 보티첼리, 조각의 도나텔로, 건축의 브루넬리스키를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예술분야의 거장들이 나타나 문화의 황금시대를 맞게 된다. 이러한 역사· 문화적인 배경으로 인해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먼저 꽃필 수 있었다.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이탈리아 사회는 여러 분야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그중에서도 문학과 미술 분야의 변화움직임이 가장 컸다. 특히 미술 분야는 수많은 천재 예술가들이 나타나 르네상스시대를 주도해 나갔다. 신의 지배를 받던 중세에는 인간의 육체를 죄악시 했다. 그래서 당시 미술가들은 그림을 그릴 때 여자의 볼록 나온 가슴은 성욕을 자극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를 숨기거나 억제하려고 했다. 
 
그러나 르네상스로 접어들면서는 살아 숨 쉬는 인간의 생명력과 균형 잡힌 아름다움을 조각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다시 말해 예술가들은 인간의 얼굴 표정과 육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자연을 연구하여 그 모습을 정확히 묘사했다. 당시의 미술가이자 원근법의 창시자인 마사초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렸고 내 그림은 삶과 같았다. 나는 인물들에 움직임, 열정, 혼을 심었다."이러한 시도들이 발전함으로서 미술 분야는 르네상스를 가장 활짝 꽃피운 문화예술분야가 되었다. 수많은 천재 미술가들이 그림과 조각, 건축분야에서 찬란한 인류 문화유산들을 남겼다. 그 수많은 화가들 중에서도 흔히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그리고 라파엘로를 3대 천재로 꼽고 있다.
 
이와 같이 르네상스 문화의 근본정신은 인문주의, 즉 휴머니즘(Humanism)이다. ‘휴머니즘’은 그리스· 로마의 고전에서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일'을 뜻하는 '후마니오라(humaniora)'에서 시작된 말로, 인간이 지니는 가치 즉 인간의 창조성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것들을 존중하는 사상이다. 거의 1천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이어진 중세는 신 중심의 세계관이 지배했던 사회로,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은 자유롭게 표현될 수 없었다. 그러나 단테를 시작으로 페트라르카, 보카치오 등 이탈리아의 문학가들이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화에서 휴머니즘을 발견하여, 다시 인간 본연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르네상스를 활짝 꽃피운 분야는 미술 분야이지만, 정작 르네상스의 문을 처음 연 분야는 미술 분야가 아닌 문학 분야이다. 그리고 미술 분야에서 3대 천재가 있었듯이 문학 분야에서도 3대 천재가 있었다. 그들이 바로 단테와 페트라르카, 그리고 보카치오이다. 흔히들 르네상스의 시발점은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1265∼1321)와 그의 작품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단테는 르네상스를 직접 이끈 인물은 아니다. 그는 관념 면에서는 오히려 중세적이며 기독교적이었다. 다만, 그는 중세의 엄격함에서 벗어나 르네상스로 이끄는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인간의 부드럽고 따뜻한 감정이 넘치는 그의 신곡은 신 중심 생각에서 인간 중심으로 넘어오는 가교역할을 하였다. 또 그는 교회 공용어인 라틴어가 아닌 고국(故國)의 언어 즉 이탈리아어(토스카나어)로 예술적으로 뛰어난 시문(詩文)을 창조하려 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실제 르네상스의 막을 연 최초의 인문주의자는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a, 1304-1374)이다. 그는 오랫동안 수도원에서 성경연구에 몰두하였으나 어느 날 그는 성경을 덮고 만다. 라우라(Laura)라는 한 여인을 보고나서는 인간의 감정이 살아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중세천년동안 하나님에게만 매달려왔지 인간 자신에 대한 것은 모른 체하고 살아온 암흑의 시대라고 여겼다. 그는 이제 성경 대신 인간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는 모든 것이 신에 대한 것만으로 가득 차 있었지 인간에 대한 것은 찾기가 어려웠다. 대신 그가 발견한 것은 사람이 가장 사람다웠던 시대인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전이었다. 그리하여 그리스· 로마 문화를 들추어내기 시작했다. 
 
페트라르카보다 조금 늦게 태어나 같은 시대에 살았던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1313 ~ 1375)는 최초의 근대 소설가였다. 그는 열흘 동안의 이야기라는 뜻을 지닌 『데카메론(Decameron)』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단테의 ‘신곡(神曲)’에 비견하여 '인곡(人曲)'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책의 내용은 익살스러운 것, 우스꽝스러운 것, 그리고 비극적인 것과 낭만적인 것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그리고 있다. 특히 당시까지 모든 책이 성스러운 언어인 라틴어로 쓰인 데 비해 이탈리아어로 책을 썼다.
 
이들의 문학세계에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주요 작품을 당시의 문화어이던 라틴어가 아닌 속어인 이탈리아어로 썼다는 것이다. 불세출의 걸작 품들인 『신곡』과 『데카메론』뿐만 아니라 후년 ‘페트라르카 시풍(petrarchismo)’이란 이름으로 서유럽 각국의 시인의 규범으로 숭앙된 서정시『칸초니에레 Canzoniere』또한 이탈리아어로 쓰여 졌다. 또 다른 하나는 걸작품들이 인간들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탄생된 것이라는 점이다. 세상사 모든 것들이 신의 지배를 받던 당시로서는 인간의 솔직한 감정, 특히 남녀 간의 세속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상상조차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시대의 선각자였던 이들은 그 금기를 과감히 깼다. 당시 지배적이었던 기독교의 세계관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했던 것이다. 
 
단테는 9세 때 처음만나 사랑에 빠진 베아트리체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실패하자, 한평생 가슴속에 안고 살던 그녀를 그의 문학세계의 주제로 삼았다. 페트라르카 또한 시인으로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은 연애 경험이었다. 1327년  교회에서 라우라라는 여성을 만나 연애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평생 그녀의 모습을 노래하였다. 또 단테에게 베아트리체가 있었듯 보카치오에게도 일생동안 창작의 영감을 준 마리아(그의 작품에서는 피아메타라고 부른다)가 있었다. 보카치오는 그녀와 사랑하게 되어, 그녀를 위해 소설가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한편, 이러한 휴머니즘 사상은 독일과 네덜란드, 영국 및 프랑스로 전파되어 발전하였고, 18세기에는 몽테스키외, 루소, 괴테, 19세기에는 니체, 톨스토이 등 많은 철학자와 문학가들에 의해 이어졌다. 오늘날 휴머니즘은 국가나 종교, 인종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을 인간 자체로 존중하는 태도로 거듭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소중한 정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에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것은 어쩌면 이 르네상스 때문일 수도 있다. 동양에서는 서양의 르네상스와 같이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 따라서 동양문화는 여전히 인간내면의 세계에 정지한 채 이에 몰두하고 있었다. 반면, 서양문화는 르네상스라는 모멘텀을 통해 그때부터는 신과 인간의 정신세계보다도 인간의 육체, 그리고 보다 동적인 것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또한 그 열정과 에너지가 바탕이 되어 자연과학을 탐구하고 신세계를 찾아 나서는 등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철환 하나금융연구소 초빙연구위원·단국대 경제과 겸임교수 ('아름다운 중년, 중년예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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