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7년래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한 유럽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그리스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든 데다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독일과 스페인을 중심으로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뤘지만 주가 하락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가 51.51포인트(0.74%) 떨어진 6889.13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130.00포인트(1.14%) 하락한 1만1280.36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48.07포인트(0.98%) 내린 4869.25에 마감했고, 스톡스600 지수 역시 3.61포인트(0.92%) 하락한 387.68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에 대한 기대로 랠리를 펼쳤던 증시가 오는 5일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베팅에서 일보 후퇴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 일부 투자자들이 최근 7년래 최고치 경신을 지속하는 사이 발생한 차익을 실현하면서 주가 하락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한 그리스가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번진 것도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그리스는 이달에만 IMF에 15억유로(17억달러)에 이르는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이 중 3억유로를 오는 6일 갚아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리스가 2010년 시행된 2400억유로의 2차 구제금융 지원금 가운데 잔여 금액인 72억유로를 받아내려면 긴축안에 대한 채권국의 승인과 함께 법안 통과가 이뤄져야 한다.
유로존 정책자들은 그리스 정부가 세금 징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구제금융 지원이 단시일 안에 집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IMF의 채무금을 상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경제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무엇보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2.9% 증가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를 크게 웃돌았고, 전년 대비 증가율은 5.3%로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베렌버그 증권의 크리스틴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저유가와 임금 상승, 여기에 저금리가 맞물리면서 독일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민간 소비가 1월 추세로 늘어날 경우 올해 강한 성장률 회복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RBC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에릭 라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주가가 하락했지만 유로존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어 증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