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또는 인수전 참여 펀드와 전략적 제휴 가능성
[뉴스핌=이연춘 윤지혜 기자] 신세계의 금호산업 인수전 철회 입장에도 불구하고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지 이틀만에 전격 철회하면서 향후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처음부터 인수 의사가 있었던 게 아니라, 롯데의 참여를 견제하기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냈다가 롯데 측의 불참을 확인하고 의사를 번복한 만큼 이 또한 뒤집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일 채권단에 따르면 신세계는 LOI를 철회했지만 본입찰과 투자확약서(LOC)단계에서 이날 입찰적격자로 선정된 호반건설 및 사모펀드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신세계는 단독으로 다시 금호산업 본입찰에 참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수전에 참여한 나머지 6곳(박삼구 회장,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 사모펀드 4곳과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과 함께 들어오는 것에 절차상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롯데가 박삼구 회장이나 사모펀드에 투자참여로 선회한다면 상황은 또다시 달라질 수 있다"면서 보통 일반적으로 LOI단계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우선매수권을 쥐고 있는 박 회장은 강한 인수 의지와 달리 자금력은 약한 상황이다. 여기에 롯데의 행보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롯데를 견제하기 위해 인수전에 나섰다고 밝힌 만큼 롯데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지난주 26일 신동빈 회장과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LOI 마감 하루 지나 긴급회동을 가져 신 회장이 박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를 소개하기 위한 자리으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롯데가 박 회장을 제외한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사모펀드와 손을 잡을 가능성 또한 꾸준히 제기됐던 만큼 LOC 전까지는 알 수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인수자문사를 선정하지 않은 채 LOI를 뒤늦게 제출하는 등 롯데를 의식해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관측이 사실로 밝혀졌다"면서 "광주신세계 영업권의 영구적인 확보를 위해 박삼구 회장 쪽과 접촉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아예 인수전에서 발을 빼고 추후 상황에 따라 박삼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수 있다는 해석이 고개를 든다.
본입찰까지 아직 한 달여 시간이 남아 있다. 신세계와 롯데 등 사모펀드와 전략적투자자(SI), 호반건설과 SI 혹은 재무적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전 참여가 가능한 만큼 향후 인수전이 어떤 양상으로 급변할 지는 예단할 수는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 본입찰 전까지만 SI, 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된다"면서 "지금은 움직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본입찰을 앞두고 합종연횡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것"이라며 "경쟁사(롯데)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우리도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호산업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산업은행M&A실은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 사모펀드 4곳과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에 입찰적격자 선정결과를 통지했다. 투자설명서를 배포하고 9일부터 5주간 입찰적격자들을 상대로 금호산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