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이병태의 바보경제]고위공직자는 부동산 '투자' 못하나?

기사입력 : 2015년02월26일 09:47

최종수정 : 2015년02월26일 09:50

증권화를 통한 부동산 투자 대중화,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밑거름

[뉴스핌] 아마도 우리 나라에서 서민들에게 가장 큰 경제적 이슈중 하나가 부동산 특히 집 값에 관한 것이다. 요즈음도 전세대란이라고 한다. 달리 말하면 부동산 시장이 국민들 기대와는 달리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장의 왜곡이 발생하는 이유 중에 부동산에 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반시장적이고 매우 부정적인데 있다. 그 중 하나가 부동산 소유를 죄악시하고 질시하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주 보는 장면은 이렇다. “후보자는 강원도에  임야와 농토를 갖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지요?”

그러면 매우 송구한 표정을 지으며 후보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닙니다. 은퇴 후에 농사 짓고 살려고 장만한 것입니다.”  그러면 그냥 넘어 간다.

만약 이 후보자가 이미 이 부동산을 샀다가 다시 팔아서 높은 이익을 실현했다면 이 후보자는 영락없는 투기꾼으로 낙인 찍히고. 앞서 말한 위장전입에 의한 구매라면 더더욱 용서받지 못한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이 반복되는 코미디를 듣다 보면 몇 가지 사실이 드러난다. 이 후보자는 이익을 바라지 않고 10년이고 20년 이후이고 은퇴 후 살 땅을 미리 사두었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당신이 돈 1억이 있다. 정기적금에 들어두고 은퇴할 때 1억5000만원이 된다고 하자. 그리고 이를 강원도 경치 좋은 땅을 사두면 아주 외진 오지라서 1억2000만원쯤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하자.

그러면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 정기적금을 들었다가 은퇴 후에 1억2000만원을 주고 땅을 사고 남는 돈 3000만원을 다른 곳에 유용하게 쓰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런데 정기적금 보다 손해가 나는 부동산에  반대로 투자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런 사람을 당신은 당신의 투자 자문으로 고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공직자 후보자들의 대답은 천편일률적으로 투자 이익을 따지지 않고 사 두었다는 것이다. 공직자들이란 어떤 형태든 국가재산(세금)을 맡아서 운영하는 사람이고, 국가 경제에 대해 영향을 끼치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익을 따지지 않고 투자했다는 비이성적이며 손해를 보려고 투자를 했다고 자백하는 바보스러운 사람에게 중책을 맡기려 하고, 다른 투자 대안보다 더 큰 이익을 날 것 같아서 땅에 투자했다고 하는 사람은 질타를 하고 배척하는가? 이런 바보들에게 나라 살림을 맡겨서 어쩌자는 것인가?
 
이런 바보 같은 대답을 합리화하려면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돈 욕심이 없는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부정을 덜 저지를 것이라고 믿거나, 부동산 투자에 의한 수익은 무엇인가 부당한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런데 돈 욕심이 없으면 자선을 하지 왜 땅에 묻어 두는지 의문이 간다. 부동산 투자에 의한 소득은 나쁜 것이라는 믿음을 대표하는 말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우리는 사석에서 아파트를 잘 사고, 상가와 오피스텔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고 자랑한다. 내가 하면 투자이고 다른 사람 특히 공직 후보자가 하면 투기라고 한다.

나는 투자를 했으니 정당하고 저들은 투기를 했으니 욕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투기란 자신의 위선을 가리기 위한 자기 최면의 언어일 뿐이다.
 
그럼 비즈니스 세계에서 투기와 투자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우리는 무수한 투자를 한다. 증권에 투자하고, 아파트에 투자하고, 땅에 투자하고,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사람에 투자하고 자식에 투자한다고 한다.

투자를 하면 미래에 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를 한다. 그런데 미래에 얼마나 이익을 볼 것인지는 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은행예금을 해도 이익을 얼마나 볼 것인지는 확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장기간 예금을 한다면 통화당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고, 이자 소득에 대한 세율이 변할 수도 있다. 확률을 낮지만 당신이 예금한 은행이 부도가 나서 예금을 보호 받지 못하거나, 보호를 받더라도 돈을 제 때에 돌려 받을 수 없게 되면 투자 이익의 크기는 원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이렇듯 크기의 문제일 뿐 모든 투자에는 불확실성이 따른다. 즉 투기란 변동성이 큰 위험한 투자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대상의 투자위험의 정도는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이기 때문에 고 위험과 저 위험을 나누는 경계를 긋는 것은 자의적인 것이다.

그리고 위험의 크기란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 사람의 위험에 대한 태도에 따라 다르다. 소심한 당신에게 고위험 투기는 대박을 꿈꾸는 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한 이성적 투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도만 갖고 투기와 투자를 가르는 것은 억지다. 적어도 객관적인 경계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왜 유독 부동산 투자는 투기이고 다른 사람의 부동산 투자 이익에 분노의 이유는 무엇인가? 사촌이 땅을 사면 왜 배가 아플까? 땅은 아무나 살 수 없다는데 있을 것이다.

옛날에는 기업도 기업 혼자나 가문이 소유했었다. 그 소유권을 잘게 쪼갠 것이 주식이고 증권이다. 이를 소액을 가진 일반인들이 아주 작은 지분의 주식증권을 사고 팔면서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를 나누어 갖는 투자의 대중화를 이룬 것이 금융의 혁신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에 대한 "투기"로 매도하는 것은 이런 투자기회가 대중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자들만의 투자기회는 늘 배가 아프다.

사촌이 부동산으로 돈을 벌 때 배가 아프게 하지 않으려면 부동산의 증권화를 통한 서민의 투자기회가 확대되어야 될 것이다. 이 배 아픈 것이 온갖 부동산 규제의 원인이 되고 그것이 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막고 있기에 우리의 부동산은 시장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영역 중에 하나로 남아 있다.

◆  프로필

KAIST, 경영대학 교수, 2001.7-현재
SK 사회적기업 연구센타 센터장 (현)
사회책임연구센타장(현)
디지털 경제 및 서비스 혁신연구센타장 (현)
경영대학 학장, 2011.7- 2013.7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 주식회사, 대표 이사, 2014.11-현재 
The 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 경영대학 부교수, 1998.8-2002.09
신도리코, 전산팀장(CIO) 및 신규사업팀장, 1985.3-1994.6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경영학박사  (전공 MIS,부전공 경제학), 1994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  (전공 경영과학), 1985
서울대학교 공학학사 (전공 산업공학), 1983 



[뉴스핌 Newspi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 전역 올 첫 폭염주의보 [서울=뉴스핌] 최수아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12시를 기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같은 시각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 후덥지근한 날씨를 보인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06.29 yooksa@newspim.com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내려진다. 폭염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발효된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나 추위를 정량적으로 나타낸 온도다. 온도와 습도가 10%p 증가시마다 체감온도가 1도 가량 증가한다.  앞서 전날 저녁 이날 오전 9시까지 서울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돼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geulmal@newspim.com 2025-06-30 13:21
사진
"7월 1일 출석하라" 재통보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7월 1일 오전 9시에 2차 대면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29일 저녁 서울고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환 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7월 1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6.29 leehs@newspim.com 박 특검보는 "(소환 일정) 협의는 합의가 아니"라며 "결정은 수사 주체가 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한 뒤 특검의 수사 일정이나 여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출석 일자를 정해서 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단 측의 반응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오는 7월 3일 이후로 조사 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팀이 당초 날짜보다 하루 늦은 7월 1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재통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경찰청에 수사방해 사건 전담 경찰관 파견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에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한 행위가 특검법상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변론의 영역을 넘어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방해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특검은 수사방해 사건을 전담할 경찰관 3명을 경찰청에 파견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 수사 대상에 보면 일련의 수사 방해나 재판 방해도 수사의 대상이 돼 있다"며 7월 1일 2차 대면조사에서도 박 총경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29 22:1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