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ㆍ유통업계, 과자 이어 음료ㆍ아이스크림까지 출시 러시..'꼬꼬면' 전철 우려
[뉴스핌=강필성 기자] 제과업계가 꿀에 빠졌다. 지난해 말부터 앞다퉈 ‘허니’가 붙은 제품을 출시하고 나선 것. 여기에 유통업계의 PB제품까지 가세하면서 ‘허니’가 들어간 제품만 20종에 육박하고 있다. 꿀과 버터를 넣으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허니 불패론’이 상식처럼 자리잡은 탓이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허니’ 관련 제품은 일일이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농심이 지난해 12월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제과업계에 유통업체까지 일제히 달려드는 모양새다.
최근 롯데제과의 ‘고깔콘 허니버터맛’, 오뚜기의 ‘뿌셔뿌셔 아카시아꿀맛’이 각각 출시됐고 푸르밀의 ‘허니렌틸콩우유’, 정식품의 ‘베지밀 벌꿀 두유’, 빙그레의 ‘요맘때 허니플레인’이 나오는 등 음료, 아이스크림까지 ‘허니’가 확장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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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들어 유통업계의 출시 속도는 매섭다.
대형마트 중에서는 홈플러스가 ‘케틀칩’, 롯데마트가 ‘달콤버터 왕감자’를 각각 PB제품으로 출시했다. 편의점에서는 CU가 ‘리얼감자 스위트허니’, ‘허니샤워팝콘’을, 세븐일레븐이 ‘허니버터 감자스틱’을, 미니스톱에서 ‘허니버터 웨지감자’, ‘허니버맛 토스트샌드’를 각각 내놨다.
여기에 해태제과가 ‘허니통통’, ‘허니자가비’, ‘허니콘팝’ 등의 ‘허니’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경쟁은 더욱 가열되는 상황이다. 이들 약 20개의 제품이 출시된 것은 모두 최근 3개월 이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요즘 웬만한 식품업체의 제품 개발팀에서는 ‘허니’를 넣은 제품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고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허니’ 트렌드에서 뒤쳐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큰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같은 ‘허니’ 제품의 이상 과열현상은 원조 격인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인기가 식지 않는 가운데 여전히 물량 부족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이유가 크다. 소비자의 니즈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는 공백을 미투제품으로 공략할 수 있다고 본 것.
실제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하루 평균 1만개 판매를 기록하며 유래 없는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식품업계에서 ‘허니 불패론’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허니버터 관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온 롯데제과 마저 ‘꼬깔콘 허니버터맛’을 출시했을 정도.
하지만 이 ‘허니 불패론’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께 팔도 ‘꼬꼬면’이 히트를 치면서 경쟁사가 모두 하얀 국물의 라면을 출시하고 나섰지만 현시점에서 이들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과열된 미투제품의 출시로 인해 소비자가 ‘허니’ 관련 제품에 피로를 느끼게 되면 자연히 ‘허니 열풍’도 잠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 열풍이 업종을 떠나 전방위로 확산되는 만큼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다만, 쏟아지는 미투 제품으로 인해 제품에 대한 실망이 원조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