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NH투자증권은 호주 금리인하로 원자재 수출국 통화는 약세가 지속되겠으나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4일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전일 호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낙폭을 줄였으나 원화가 약세를 나타내며 동조화되는 경향이 장기화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사례를 감안할 때, 만약 한국은행이 25bp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원/달러 환율 레벨을 30원 가량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금리 동결 기조 유지되는 한 환율이 1100원 중반대로 레벨을 높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전일 호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인하했다. 호주에 이어 아시아 신흥국들도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장중 1100원을 상회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글로벌 물가상승률 둔화로 완화적 통화정책이 확산될 여지가 커졌으며, 원자재 가격의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호주·브라질·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 약세 압력이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중국도 산업용 원자재 수요가 부진하면서 원자재 수출국은 금리인하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면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공급 과잉 시장에서 원자재 수출국 중앙은행이 환율 약세를 유도하는 시도는 과거의 경험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그는 1990년대 초중반 아시아 신흥국의 과잉 설비투자를 지적했다. 당시 한국과 동남아 신흥국은 중화학 공업 부문에 대거 투자를 늘리면서 과잉투자 압박에 직면한 반면 미국은 IT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을 보이면서 중화학 공업 부문에 대한 수요는 늘지 않았다. 이는 아시아 신흥국 환율 절하 압력으로 연결됐다.
또 지난 2011년 2분기부터 2012년 말까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지속됐는데, 같은 기간 호주와 브라질은 각각 175bp, 400bp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는 "아시아 신흥국이 동결 또는 소폭의 금리인하에 그친 것에 비하면 호주와 브라질의 금리 인하 폭이 컸으며, 이는 원자재 수출국의 가격 경쟁이 치열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