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 가격 인하, 미국 임금 제자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제 곳곳에 디플레이션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유럽과 중국의 제조업 생산이 제자리걸음에 그치면서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가격을 깎아내리기 시작했고, 미국의 소비가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인플레이션 하락 압박을 부추겼다.
일본과 인도 등 제조업 경기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지역도 인플레이션이 하강 기류를 타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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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2%보다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11월 민간 소비 증가율도 기존에 발표된 0.6%에서 0.5%로 하향 조정됐다.
국제 유가 급락에도 민간 소비가 줄어든 것은 늘어난 재량 소득을 부채 감축에 투입했기 때문이라고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된 데 따라 인플레이션 하락 압박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0.2% 하락했고, 연율 기준 지수는 0.7% 올라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2월 가계 소득이 0.3% 증가해 전월과 같은 수준에 그친 것도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를 꺾어 놓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시장 조사 업체 마킷이 발표한 1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0을 기록해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간신히 확장 기조를 유지한 데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가격 인하 움직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유로존 제조업계는 1월 가격을 2013년 중반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깎아내렸고, 지난달 마이너스 0.6%까지 떨어진 인플레이션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기는 미국과 중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월 제조업지수는 53.5로 하락, 전월 수치인 55.1과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54.5를 모두 밑돌았다.
HSBC가 발표한 중국 1월 PMI 지수 확정치도 49.7을 기록, 2개월 연속 제조업 경기가 위축됐다.
이날 미국 투자 매체 CNBC는 유로존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으로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번져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켓워치도 국제 유가 하락과 극심하게 저조한 임금 상승, 소비 둔화 등이 맞물려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떨어뜨리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시장의 예상보다 늦출 여지가 높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