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업황 판단 아직 일러… 외부요인 외에 내수 확대돼야" 신중
[뉴스핌=이보람 기자] 시멘트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정부의 부동산3법 국회 통과, 업계 인수합병(M&A)이슈 등이 맞물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성신양회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장중 한때 7% 이상 급등하며 1만4000원을 웃돌다 전일 대비 2.67% 오른 1만345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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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성신양회 주가추이 출처=키움증권HTS 시세조회화면> |
한일시멘트, 쌍용양회 등 동종업계도 성신양회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정부의 건설 부문 활성화 정책 등 건설 부문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시멘트를 비롯한 건자재 업종까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밝힌 투자활성화 대책에 판교 개발, 부동산 3법 통과 등 건설 부문에 대한 정책이 많이 담겨 있어 올해 건설 물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야 정치권은 지난해 연말 '부동산 3법'을 통과시켰다. 아파트의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이다. 또한 20일 국토교통부가 2019년까지 판교창조경제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대감뿐 아니라 원료 비용 절감으로 인해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나아진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하나대투증권은 쌍용양회,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세 곳의 지난해 매출액 총합에 대해 지난 2013년보다 20억원 늘어난 3조939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40억원 늘어난 356억원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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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성신양회·쌍용양회·한일시멘트 세 기업 실적 총합> |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시멘트업계 관계자 A씨는 "원료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인 3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하락세가 계속됐다"며 이로 인한 원료 절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업계의 인수합병(M&A) 움직임 역시 주된 상승 배경 중 하나다.
앞서 업계 시장점유율 각각 20.5%, 13.4%로 1,2위를 차지하고있는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는 올 상반기 M&A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11월 매각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으며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차입금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하게 된 지분 46.2%를 매각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동양시멘트의 경우 최대주주인 동양과 패키지로 매각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 권기혁 연구위원은 "건설경기에 민감한 건설사보다는 시멘트업계 내에서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점유율 1,2위 업체 중 어느 곳을 인수하더라도 상위업체의 시장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고 이는 전체 업계에 유리한 가격결정력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건설경기가 시장 기대만큼 회복되지는 않아 이 같은 기대감이 실제 업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 B씨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같은 외부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실적 개선은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다시 나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된다"며 지난해 시멘트 내수 수요는 4370만톤 정도로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