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연 3.5% 수준"
[뉴스핌=우수연 기자] 신운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부진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올해 성장세에 대한 인식은 지난 10월 전망과 같다고 밝혔다.
15일 신 국장은 '한은 2015년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애초 전망에 미치지 못해 올해 전망치를 0.5%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특별히 비관적으로 보는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4분기의 부진효과를 제외하고 올해 성장세는 지난 10월 전망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유가 하락 개선 등으로 성장률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수준은 지난 2010~2012년 평균보다 다소 낮아진 3.5% 수준으로 추산했다. 또한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비 0.4%, 전년비 2.8% 성장으로 추정했다.
다음은 신운 한국은행 조사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한은에서 세계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곧 IMF에서도 수정 전망이 나올텐데 이것이 국내 경제전망에도 영향을 미칠지?
-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5%로 전제했고 월드뱅크도 0.3%포인트 정도 하향 조정했는데 비슷한 정도의 수준에 나오지 않을까 한다. 4분기 국내 경제 성장은 공식 추계가 아니라 모형을 통해 추정한 수치다. 지난 4분기가 전기비로 0.4% 성장, 전년비로 2.8% 성장을 추정한다.
▲ 지난 4분기 성장률이 이례적으로 하락했다면, 기저효과로 올해 성장률은 높아져야하는 것 아닌지?
- 4분기 성장률 부진의 이유는 단통법 영향으로 특히 통신부분의 소비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투자는 정부 SOC 집행 부진에 따른 것으로 토목 중심으로 상당히 부진했다. 또 다른 부분은 수출인데 세계 교역증가율이 세계경제성장률 비해 높지 않게 나타나면서 가공, 중계무역 같은 무통관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다.
이런 부분을 일시적인 특이요인으로 보고있으며, 해가 바뀐다해서 단기간에 완화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라고 본다. 일단 중국 정부가 무통관 수출을 억제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고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 4분기에 특이요인으로 성장이 부진했지만 1분기에 바로 전망치를 뛰어넘는 성장을 보이긴 힘들 것이다.
▲ 유가 하락에서 수요 측 부진 영향도 소비자물가 전망에 큰 영향을 미쳤나?
- GDP 마이너스갭이라는 자체가 사실은 수요측면의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지난해는 농산물가격 하락, 4분기부터는 유가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올해 국제유가 전제치도 배럴당 99달러에서 67달러로 낮췄다. 이는 소비자물가 전망을 0.7~0.8%포인트 정도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GDP대비 경상흑자 비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대외 불균형 문제 지속에 문제는 없나?
- 우리는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로 원유도입단가가 낮아지면 경상흑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상흑자 전망치 상향 조정의 거의 대부분은 유가 하락에 따른 효과다.
▲ 내년에도 마이너스 GDP갭이 이어질 이유가 뭔가?
- GDP갭이란 잠재GDP와 실제GDP의 차이를 말한다. 지난 4분기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건 레벨이 애초 전망보다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당연히 마이너스 해소시점은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 경상수지 흑자는 증가 전망했는데 민간소비는 주는 것으로 봤다. 유가 하락에 따른 경상흑자 증가와 소비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 우려는 없나?
- 연간 잠재 성장률을 3% 중반으로 보는 상황에서 불황형 흑자라고 볼 수는 없다. 수입단가에 따른 금액상의 증가가 경상흑자 증가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건 맞다.
▲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는가?
- 공식적으로는 지난 2013년에 통계월보를 통해 2010~2012년 중 평균 잠재성장률이 3.7%라고 공표했다.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하락하는 추세인 현재는 3.7% 보다는 낮은 3.5% 정도로 본다.
▲ 지난 3분기 정부 지출이 내수를 높이는데 기여를 한걸로 알고 있는데, 4분기에는 상황이 달라졌나?
- 3분기 정부 소비의 내수 기여도 비중은 높았지만, 예산 지출이 성장에 미치는 효과 중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부분은 건설 쪽이다. 일부 설비투자나 민간 소비에서 영향을 받았고 4분기에는 세수부족으로 정부 지출이 여의치 않았다.
▲ 예상보다 낮은 지난 4분기 성장률 실적치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끌어내린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 지난 4분기 성장률 부진은 사실 지난해 전체 성장률에는 크게 영향이 없다. 1~3분기는 이미 확정된 상황이라 4분의1 정도만 영향을 준다. 하지만 2015년에 미치는 영향은 출발 시점을 100으로 잡았다면 50에서 시작하는 셈이 된다. 같은 속도로 달려나간다 해도 도달 지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시절에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6%가 넘었던 상황에서 추세에서 괴리가 상당히 커졌던 시기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연간 성장률이 3.3% 정도로 크게 부진하지 않았기에 기저효과가 나타나기엔 무리라고 본다. 올해 전망은 지난 10월이나 이번 1월 전망이나 비슷한 속도로 성장한다는 같은 결과라고 볼 수있다.
▲ 올해는 연간 순성장 기여도에서 내수기여도가 수출 기여도를 상회한다고 했는데?
- 수출이 아주 좋다기보다도 내수와 수출의 상대적인 기여도를 말하는 것이다. 내수 회복 속도가 과거와 비교해 맍고스럽지는 않지만 무통관 수출의 부진이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며 세계 교역신장률도 하향 조정됐다. 애초 전망보다는 수출이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한은이 물가전망을 너무 높게 잡은건 아닌지?
- 올해 물가상황은 유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중립적 전망을 토대로 배럴당 60달러 중반 정도를 전제했다. 2013년과 2014년은 이례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했고, 올해는 상승 전환하지 않겠나.
생산자, 수입 물가는 지표의 속성상 원자재의 가중치가 크다. 따라서 당연히 국제유가 하락시기에는 큰폭으로 내릴 수밖에 없고, 이제는 생산자, 수입, 소비자물가 모두 동행하며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한다. 과거에는 시차가 있었으나 이제는 한달 이내에서 같이 움직인다고 파악한다. 따라서 생산자·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