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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정의선 블록딜 불발…합병 아닌 '제3카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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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블록딜 실패로 글로비스·모비스 합병 사실상 물건너가"

[뉴스핌=김연순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지분 13.4%를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시장에선 정 회장 부자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실패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시나리오가 다시 부각되고 있지만, 시장에선 "이들 회사의 합병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시각이 높다. 오히려 계열사와의 주식스왑을 활용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과 선 지주회사 설립 후 현대모비스 합병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 불가피…주식스왑 등 가능성 

13일 현대차그룹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1460주(43.39%) 중 502만2170주(13.39%)를 시간외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향후 계획과 관련 "블록딜과 관련 재개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확정된 바 없다. 지분매각 불발 이후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블록딜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율을 낮추기 위한 시도는 조만간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공정거래법 규제 유예기간이 다음달에 만료되는 만큼 정 회장 부자가 공정거래법 규제 취지 부응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3년 공정거래법 및 지난해 초 공정개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는 상장 회사 중 특수관계인(지배주주 및 그 친족)이 보유한 지분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회사와의 거래 등을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할 경우 이익제공기업과 수혜기업은 물론, 특수관계인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유지웅 애널리스트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유예를 받고 있는데 유예기간이 2월에 만료된다"면서 "문제가 될 경우 상당부분 금액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점상 머지 않은 시내 내에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지분정리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블록딜을 통한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 '신호'를 시장에 이미 보낸 만큼 추가 지분 매각 방식은 주식스왑 등 제3의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지웅 애널리스트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과 관련) 시나리오가 여러가지기 때문에 찍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패를 보여준 이상 블록딜과 똑같은 형태로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분율은 낮춰야 하기 때문에 지분을 줄이는 과정에서 계열사와의 주식스왑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시장에서 물량이 소화가 된다고 해도 잔여지분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며 "잔여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정 부회장이 블록딜과 똑같은 형태로 (지분매각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 증권가, 글로비스-모비스 합병 무산…투자자 반발 등 고려

현대차그룹과 정 부회장은 이번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공정거래법 규제 취지 부응과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2015 북미 국제 오토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경영권 승계보다 지배구조 쪽으로 이해해달라"며 경영권승계를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정 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시나리오로 거론해왔다.

아울러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도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의 또 다른 시나리오로 거론된 만큼 이번 블록딜 실패로 두 회사간 합병이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 회장 부장의 블록딜 계획이 무산되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나아가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정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순환출자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합병도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시각이 높다. 현대차그룹이 향후 주식매수청구권 등 투자자들의 반대를 고려해 이미 합병은 어려운 것으로 결론을 내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는 것은 주식매수청구권 등을 통한 반발 등으로 합병이 어렵다고 본 것"이라며 "자산 10% 이상 합병시 주식매수청구를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지분매각의) 정공법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 회장 부자가 지분 매각을 선택한 이상 결과적으로 매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좀 더 좋은 조건으로 지분 매각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지웅 애널리스트는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단순합병보단 새로 만들어진 지주회사가 현대모비스를 합병할 가능성이 좀 더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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