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형기 2/3 이상 채울 경우 한해 가석방 제한적 시행"
[뉴스핌=김연순 기자]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기업인들의 가석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 정치권과 경제계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실련은 26일 논평을 통해 정부여당이 재벌총수라고 역차별을 받아선 안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현행 형법 72조에 의해 가석방은 형기의 3분의 1이 경과된 경우에 법무부 장관에 의해 가능토록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3분의 2이상을 채울 경우에 한해 부대조건을 붙여 제한적으로 가석방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법적 가석방 요건을 겨우 넘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역시 형기의 3분의 2도 채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어 "이는 결국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장하는 일반인과의 가석방의 법적 형평성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진행되는 재벌총수들에 대한 특혜적 주장일 뿐"이라며 "기업인이라고 가석방 대상에서 불이익을 줘서도 안 되겠지만 특혜를 줘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첨여연대 경제금융센터(부소장 김성진 변호사)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치적 부담이 큰 대통령 사면 대신 가석방이라는 수단으로 바뀌었지만 경제범죄에 대한 선처를 투자 증대라는 거시경제적 목적으로 포장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사면권 행사 논리와 같은 맥락"이라며 "이런 후진적 발상이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현 정부에서도 계속되는 상황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어 "땅콩 회항 사건으로 재벌 총수의 초법적 행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드높은 시기에,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씩 경제비리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을 끊임없이 풀어 주는 것은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여권의 핵심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기업인의 가석방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여당 내에선 이완구 원내대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의 입에서 긍정적인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이르면 29일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식 논의한 뒤 청와대와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