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경쟁력 갖춘 모바일 게임사 찾기 '본격화'
[뉴스핌=이수호 기자] 게임업계 1위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 더 이상 PC게임으로만 먹고 살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인식한 김택진 대표(사진)는 모바일 게임 강화를 위해 M&A 카드를 꺼내 들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 개발사를 위주로 M&A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지스타를 통해 모바일 시장으로의 외연 확대를 천명한 만큼, 그 동안 지적되던 성장 모멘텀 부족을 모바일로 채우겠다는 의지다. 자체 모바일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이 같은 M&A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M&A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미 여러차례 기자간담회와 비공개 자리에서 이를 공식화한만큼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엔씨소프트발 M&A 소식이 전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PC 시장의 개발력과 운영, 마케팅은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처음 발을 딛는 모바일 시장의 안정적인 진입을 위해선 수준 높은 개발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정도의 규모와 기술력을 가진 모바일 게임사가 적지 않아 엔씨소프트가 이번 M&A에 큰 돈을 쏟아 부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메이저 업체와 엔씨소프트가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 11월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 클라우드 사업과 모바일 사업의 연계 가능성을 직접 밝힌 바 있다. 클라우드 사업에 적지 않은 돈이 투입되는 만큼, 확실한 기술력을 가진 모바일 게임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톡을 비롯한 플랫폼과 손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상, 꾸준히 인기를 이어 갈 수 있는 수준 높은 대작들로 모바일 라인업을 꾸려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초기 단계인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사업 수준을 넘어서는 회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미 몇몇 중견 개발사와 상장사들이 현재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신규 사업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도 엔씨발 M&A의 규모가 결코 작지 않을 것임을 반증한다. 현무진 엔씨소프트 전무는 "엔씨소프트는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에 매우 적극적인 기업이며 최근 수년간 현금 유보율을 높인 것은 적극적인 M&A에 대한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엔씨소프트의 M&A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야구단 출범 이후, 야구게임 강화를 위해 엔트리브소프트를 1000억원대의 거액으로 인수한 바 있다. 이를 돌이켜 보면 모바일 사업을 위한 이번 M&A 역시 과거의 수준을 넘어서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M&A를 위한 기반 역시 탄탄하다는 평가다. 올 3분기 엔씨소프트는 매출 2116억, 영업익 813억, 당기순이익 7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5%, 165%, 188% 증가했다.
또한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 상대적으로 출시 시기가 오래된 게임에 매출의 상당수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 역시 모바일 투자 강화에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3분기만 놓고 봐도 리니지와 아이온 등에 매출 의존도는 70%에 육박한다.
엔씨소프트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크고 작은 M&A는 꾸준히 진행돼왔다"며 "조만간 모바일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M&A 관련 소식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