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4개국 통화, 美달러대비 가치 하락
[편집자주] 이 기사는 지난 12월 9일 오전 10시 26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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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달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가 지속됐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1월 한달간 1.66%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스위스 프랑, 호주 달러 등 주요 통화가 일제히 0.50~5.62% 절하됐다.
한편 달러 강세로 인해 하락세를 지속해오던 국제 금값은 지난 11월 7일 장중 온스당 1133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이달 초 온스당 1220달러선까지 회복한 뒤 온스당 119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 11월 뉴질랜드·터키·폴란드 통화 강세
뉴스핌이 집계한 지난 11월 한달간 주요국 통화 변동에 따르면 조사대상 28개국 통화 가운데 24개가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뉴질랜드와 폴란드, 터키, 필리핀 등 단 4개 통화만이 달러대비 강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난 한달간 달러화 대비 0.89% 가치가 절상된 뉴질랜드 달러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통화로 기록됐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긴축기조를 지속하며 수차례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어 뉴질랜드 달러는 최근 눈에 띠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폴란드 즈워티화와 터키 리라화도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강세 등으로 통화가치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과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폴란드는 동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경기회복을 누리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또 최근 서방 진영의 러시아 경제제재 등으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터키 역시 교역 중심지로 부각되면서 소폭이지만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터키 리라화는 지난 10월 한달간 달러화 대비 2.46% 상승하면서 최고 절상통화에 오른 바 있다.
◆ 엔저 장기화 가능성…글로벌 통화당국 긴장
주요국 통화 가운데 일본 엔화의 약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통화정책 당국자들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 엔화는 지난 6월말 달러당 101.33엔이던 것이 8일 오후에는 달러당 121.33엔을 기록, 6개월 남짓 기간 동안 무려 19.7%의 약세를 보였다. 올해 엔화는 러시아 루블화에 이어 주요 15개국 통화 중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QE) 종료 직후 일본엔화는 일본은행(BOJ)의 깜짝 추가부양책 발표로 10월 한달간 2.43% 하락한 데 이어 지난 11월 한달간에도 5.62% 추가 하락했다.
엔화는 지난 5일 장기 저항대였던 달러당 120엔을 돌파하면서 장기 약세 기조를 확인하는 모습이다. 엔화 가치는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한 후 2년간 35엔(41%) 이상 하락했다.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엔저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엔화 가치가 내년 말 13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일본은 오는 14일 조기 총선을 치르는데 여기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승리하게 되면 아베노믹스에 더 박차를 가할 전망이어서 엔저 모멘텀은 지속될 전망이다.
◆ 러시아 경제제재에 루블화 폭락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측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루블화가 급락하고 있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비중이 전체의 69%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의 부진으로 러시아 경기의 추가 부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루블화는 지난달 말 달러당 50루블 수준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달러당 54.90루블까지 상승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하락을 막기 위해 개입한 이후 소폭 둔화하긴 했으나 9일 현재 달러당 53.77달러까지 상승하면서 루블화 약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러시아는 루블화 하락을 막기 위해 올해 900억달러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외환보유고 규모는 4000억달러 수준으로 세계 4위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루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된다면 소비 위축과 생산성 부진, 성장률 하락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 러시아의 재정 수입 가운데 원유 관련 세수가 50%를 웃돌고 있어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70달러를 장기간 밑돌면 러시아 산업생산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디미트리 페트로브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러시아의 생활수준이 악화되고 경기침체로 인한 구제금융 등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의 국가부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 强달러 파죽지세…日·EU와 정책적 차별화
12월 들어 미국 달러화는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고용지표 등의 영향으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면서 상승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을 돌파하며 7년래 최고 수준까지 올라 달러 강세를 재확인시켰고 유로/달러 역시 지난 주말 1.2272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년래 최저치로 물러섰다.
여기에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통한 엔화약세 정책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내년 1월 자산매입 가능성 등이 부각되고 있어 당분간 미국 달러화는 거침없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헤지펀드 등 대형 투기세력들 역시 오는 11일 발표될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와 12일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메르 에시너 커먼웰스 애널리스트는 "차별적인 통화정책 움직임이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미국 경기 회복에 따라 달러 랠리가 이어지면서 통화정책 간 간극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