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동원그룹이 야심차게 뛰어든 신사업마다 울상이다.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F&B가 최근 진출한 사업 중 CJ제일제당과 겹치지 않는 분야는 전무한 상태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이 뛰어든 사업에 잇따라 동원F&B가 나서면서 생긴 고민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연어캔이다. 동원F&B는 지난해 12월 연어캔을 출시하면서 CJ제일제당의 연어캔 제품에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선 CJ제일제당에 밀려 좀처럼 1위 자리를 넘보지 못하던 상황. CJ제일제당은 동원F&B보다 반년 빠른 지난해 4월 연어캔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동원그룹이 지난 10일 2000만달러를 알래스카 연어어획사인 실버베이 씨푸드에 투자하면서 연어캔 시장 공략을 선언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동원F&B는 그동안 칠레산 코호 연어 제품을 출시했지만 이번 투자와 함께 CJ제일제당과 같은 알래스카 연어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알래스카 연어를 출시해온 CJ제일제당으로서는 가장 큰 경쟁자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다만, 동원F&B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지난 9월 첫째 주 매출기준 연어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이 69.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반면 2위인 동원F&B는 20.2%에 불과하다.
동원F&B가 지난 25일 신제품을 출시하고 새롭게 진출한 조미시장도 CJ제일제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영역이다. 동원F&B는 파스타 소스 4종을 출시하면서 CJ제일제당의 ‘백설 파스타 소스’에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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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시장의 규모는 연간 7750억원. 특히 소스류가 가장 큰 폭으로 성장허며 파스타 소스만 6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 중이다. 이 때문에 소스류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 올해 CJ제일제당은 소스류에서 180억원의 매출을, 동원F&B는 내년에 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8일 동원F&B가 처음으로 진출한 펫푸드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2월 CJ제일제당이 펫푸드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약 1년 9개월만에 동원F&B가 신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
CJ제일제당은 ‘OFRESH’ 브랜드를 통해 자사 온라인 몰과 대형마트를 적극 공략하는 중이고 동원F&B도 ‘뉴트리플랜(NUTRI PLAN)’을 론칭하면서 뒤따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펫푸드 시장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도 동원F&B는 2018년까지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동원F&B가 CJ그룹의 사업 영역에 뛰어드는 것을 불가피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성장성을 보고 진출하는 과정에서 두 회사의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규모나 매출 목표 면에서는 아직까지 동원그룹이 CJ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찾는 과정에서 두 회사의 신사업이 지속적으로 겹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초기 투자나 시장 선점 차원에서 동원과 CJ의 차이가 보이는 만큼 이들의 경쟁이 하루아침에 뒤집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