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8일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란과 A매치 평가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란과 평가전에서 후반 한 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상대로 단 한 차례도 승리(2무4패)를 따내지 못했다.
이날 한국은 난적 이란을 맞아 잘 싸웠다. 후반 37분 이란의 아즈문(루빈 카잔)에게 결승골을 내준 것이 뼈아팠지만 심판 판정이 석연치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강하게 항의할 만큼 판정을 둘러싼 잡음이 경기 다음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예상대로 이근호(29·엘 자이시)가 선봉에 나선 한국은 손흥민(22·레버쿠젠)과 이청용(26·볼턴)이 좌우 측면을 담당했다. 주장 구자철(25·마인츠)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짠 공격진은 기대만큼 강했다. 특히 전반 10분 이청용이 왼쪽 측면을 허물며 올려준 크로스를 손흥민이 이란 골대 오른쪽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에 막히며 선제골 사냥에 실패했다.
전반 36분에는 위기도 맞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정면에 있던 레자 구차네자드(쿠웨이트SC)가 강력한 논스톱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골키퍼 김진현의 슈퍼세이브가 없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아찔한 상황이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이 날린 프리킥이 이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근호를 빼고 박주영(알 샤밥)을 투입,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던 후반 37분 한국이 결정적 위기를 맞았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를 수비하다 문전 코앞에서 프리킥을 내준 게 화근이 됐다. 이란의 네쿠남(오사수나)이 때린 프리킥은 우리 골대 오른쪽 포스트에 맞고 튕겼고 쇄도하던 아즈문이 머리로 밀어 넣었다. 아즈문은 슛 과정에서 골키퍼 김진현을 거세게 밀쳤지만 주심은 골키퍼 차징이 아닌 골을 인정했다.
골키퍼 차징이란 골키퍼가 보호구역에서 공을 잡을 때 상대 공격수가 방해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골키퍼 차징이 선언되면 골이 들어갔더라도 무효 처리된다. 아즈문의 슛 상황을 골키퍼 차징으로 판단한 한국은 항의했지만 주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까지 이의를 제기했지만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고 결국 이란이 한국을 1-0으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괜찮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심판 판정에는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명백히 잘못된 판정이다. 아시안컵에서 꼭 이란을 만나고 싶다. 다만, 그땐 제대로 된 심판이 배정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은 이날 패배로 이란과 A매치 역대 전적에서 28전9승7무12패로 더 열세에 놓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