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개방 2년 86% 상승… 중국도
[편집자]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기업실적이 둔화되면서 한국 증시가 침체되자 투자 기회의 다변화 흐름 속에 해외주식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후강퉁’이란 전례없는 중국 주식투자 기회를 열어줌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물론 금융투자업계도 이를 잡기 위해 여념이 없다. 뉴스핌은 '후강퉁찬스!' 특집을 통해 후강퉁의 의미와 기회, 중국 본토 유망 종목과 함께 투자자들이 유의할 점을 짚어본다. 또 증권사별로 개인들이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특장점 별로 살펴보고, 관련 유망 중국상품도 소개한다.[뉴스핌=이영기 기자] '후강퉁 바이러스'라고 회자될 정도로 후강퉁(홍콩증시와 중국 상해 증시의 교차거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지금까지는 적격외국인 기관투자자(QFII&RQFII)자격을 받은 소수의 외국인만 투자가 가능했던 중국 본토 주식이라는 새로운 투자기회가 열린 것이기 때문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10월 중 개시될 것으로 예상됐던 후강퉁은 11월 혹은 그 이후로 시행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중국 금융당국이 10월 27일 시행 날짜를 못밖아 발표한 적은 없다. 하지만 그간 현지 언론에서는 이 때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왔고,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이날을 향해 후강퉁 거래를 준비해 왔다.
일반적으로 중국 금융당국은 2~3주 전에 정책을 알려왔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증권사들은 2~3일 이전에만 미리 발표돼도 거래에 지장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이사는 "중국거래소나 금융당국이 시행을 공식발표하면 세부적인 내용은 제휴증권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정보를 받을 예정"이라며 "후강퉁을 준비하는 대부분 증권사가 발표가 이틀 정도만 여유를 줘도 거래가 가능하게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더구나 지난 2011년부터 무려 3년간 1800~2100포인트라는 박스권에 갇힌 한국 증시에 지친 투자자들에게는 후강퉁이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절대 놓칠수 없는 기회... 한국도 개방 후 2년간 수익률 86%
후강퉁은 우리나라 투자자들에게 놓치면 후회하는 투자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증시 개방 경험을 봐도 2년간 수익률이 무려 86%에 달했고 중국의 잠재력은 더 큰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는 공매도 제한이나 단일종목 외국인 투자한도 등의 제한은 있지만, 지난해말 기준 시가총액이 경상 국내총생산(GDP)의 52% 수준이라 미국의 115%, 일본의 100%, 한국의 83%와 비교해 보면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후강퉁으로 이제 막 그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후강퉁은 중국 증시개방이 향후 그 폭을 점점 넓혀 과거 우리나라의 경험과 유사한 상승장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992년에 단일종목 외국인한도 10%로 시작한 우리나라의 증시는 이후 10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통신, 유틸리티, 미디어 등 국가 기간산업을 제외하고는 완전 개방됐다.
이 연구원은 "1994년 11월 코스피는 1139포인트로 1992년 증시개방 이후 8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후강퉁도 이런 양상을 따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증시에 대해 불안한 시선도 있다. 2008년 이전의 차이나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에서 안 좋은 경험을 한 투자자들이 있고 아직도 상당수 손실을 만회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6000포인트에서 2000포인트까지 하락한 지금은 이미 과거같은 버블 우려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후강퉁을 시작으로 외국인투자한도가 점점 확대될 뿐만 아니라, 중국이 내부적으로 부실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기대감을 더하는 이유다.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중국 증시가 이미 저평가된 상황에서 내년까지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기 때문에 주목하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 저평가-턴어라운드 기업이나 고배당株 주목
이처럼 기관투자자는 물론 개인자산가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할 후강퉁은 한국에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초기 해외자금의 집중이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 접근시기가 지연될 경우 가격 매력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정부의 구조조정은 장기적으로 중국경제의 지속성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중국 증시도 장기상승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는 턴어라운드를 염두에 둔 시각이다. 우리나라 증시 개방 시점에도 외국인들이 저평가된 기업, 즉 개선의 여지가 많은 기업을 바구니에 담은 전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국내보다 20년 늦게 문을 여는 중국도 우리나라 증시 개방 때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시장평균 대비 저평가되고 턴어라운드 기대가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면 고배당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은행이나 에너지, 유틸리티, 운수 등과 같은 상해A 종목을 노리라는 것.
중국의 경우 예금 금리를 상회하는 고배당주가 있고, 국유기업의 개혁이나 자본시장에 대한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어 배당정책의 후퇴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앞서 윤 연구원은 "국유기업 개혁과 배당수익률 상승 추세, 글로벌 저금리기조 장기화 등은 배당투자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 증시 부정적 영향줄까 우려도
이같이 답답한 국내 증시의 탈출구로서 후강통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우리증시에 대한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선 후강퉁 개설로 글로벌 자금의 중국증시로 유입될 것이란 측면에서 보면 수급 우려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당장 초기 투자 움직임에 따른 국내증시의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국이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지수 등 글로벌 지수에 상해 A주 증시 편입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우려감이 존재한다. 한국 증시는 아직 일부 글로벌지수에서 신흥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MSCI 신흥시장(EM)에 중국 A주는 편입되어 있지 않지만 유통주 기준으로 A주가 MSCI EM 전체에 반영되게 되면 중국 전체비중(홍콩포함)은 27.7%까지 확대되며 한국의 비중은 1.7%포인트 하락한 14.2%가 된다"고 말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MSCI가 점진적으로 상해A주를 편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장기간에 걸쳐 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MSCI가 내년 6월 상해A주 5%를 부분 편입할 경우 향후 1년간 국내증시에서 6000억원 수준의 외국인 매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