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WB 연차총회…벨리댄스 공약으로 미국 의회 비준 압박
[뉴스핌=이영태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로존 경제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항 경우 일본식 장기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사진: AP/뉴시스] |
라가르드는 유로존이 일본병에 걸린 게 아니냐는 질문에 "과거 일본의 장기침체를 야기했던 저물가 현상이 현재 유로존에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올바른 정책이 결정되고 재정 흑자국과 적자국 모두가 해야 할 일을 하면 침체를 피할 수 있다. 미국과 독일이 특히 그런 여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말이 아닌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독일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한 흑자 예산 정책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유로존은 심각한 경기침체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담보증권(ABS) 매입 프로그램 등을 채택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그래도 물가가 움직이지 않으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IMF의 집계에 따르면 유로존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35~45%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도 유로존 경기 둔화의 원인"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 라가르드 "미국 의회 IMF 개혁안 통과시키면 벨리댄스 추겠다"
IMF 재원을 확대하기 위한 개혁안과 관련해선 미국 의회의 비준을 얻어낼 수만 있다면 벨리댄스를 추겠다며 IMF 최대주주인 미국을 압박했다. 다만 시점은 미국 의회가 개혁안을 통과시켰을 때가 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IMF 개혁안은 재원을 두 배로 늘리고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지분율을 늘리는 게 골자다. IMF 출자할당액 개선안은 2010년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이다.
이 안에 대해 미국 의회, 특히 야당인 공화당은 개혁안이 실행되면 미국의 납부금은 늘어나는 반면 영향력은 줄어든다며 반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이 미국 의회가 IMF 개혁안 승인을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IMF는 지난 7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로 지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 침체에 빠져들 확률이 40%라며, 몇 년간 성장이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