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회와 대우조선 해양 거래는 불공정 거래"
▲자료 :산업은행(대우조성해양),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경우회는 국책은행(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고철매각 사업권을 수의계약으로 획득해 8년간 총 약 246억 7600만원의 이익을 챙겨왔다"고 밝혔다.
고철매각사업은 대우조선해양이 배를 만들고 남은 고철을 철강 회사에 매각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경우회의 100% 자회사인 경안흥업에 이 사업을 위탁해왔다.
경우회는 사업권을 따내 2006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대우조선해양 고철 총 매각 물량 76만 8521톤 중 약 77%(금액 기준 75%)에 해당하는 58만 9666톤을 처리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경우회(경안흥업)는 이를 다시 고철 납품 대행사인 인홍상사에 재위탁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의 고철매각사업에서 사실상 경우회(경안흥업)는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우회는 고철사업으로 7% 고정수수료 (2007년 이전 15%)를 보장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우조선해양에서 철강회사로 운반하는 운송비, 철강회사로부터 어음을 받을 때 생기는 금융비용 등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2010년 이전에는 경안흥업에 부과되는 제세공과금(국가나 지방공공단체에서 부과하는 국세·지방세 등의 제세금)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지원받았다.
이는 거래 중간단계에 업체를 끼워 부당한 이익을 주는 이른바 '통행세' 유형으로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퇴직 후 회사를 만들어서 부당하게 중간에서 이익을 챙기는 전형적인 관피아 사례라는 지적이다.
이권사업이라는 대내외의 부정적인 비판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2년 고철 매각 이익을 사회공헌활동 재원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경우회의 실력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
경우회는 당시 회원들을 동원해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자택 부근과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자택 부근, 이명박 대통령의 소망교회 부근에서 항의 집회를 개최하며 압력을 행사했다.
그 결과 경우회와 대우조선해양과의 거래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실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경우회의 영향력은 국회에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는 지난 8월 19일 여야 합의를 통해 국정감사 1차 대상기관인 산업은행의 일반증인으로 구재태 경우회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자 경우회는 산업은행 국정감사 예정일에 국정감사장인 산업은행 앞에서의 집회 신고를 하는 한편, 복수의 정무위 의원실을 찾아가 증인 철회를 요구했다.
급기야 10여 명이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 난입해 고성을 지르며 "증인 건으로 만나주지 않으면 김기식 의원 집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겠다"는 위협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식 의원은 "새누리당 김용태 간사도 8월에 합의했던 경우회장을 증인에서 제외하자고 요구하고 있다"며 "구재태 경우회장의 증인 채택은 1차 국감 당시 이미 여야가 합의했던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1차 합의대로 구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끝내 여당이 합의를 번복한다면 로비와 위협에 굴복하는 것으로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이 직거래를 했다면 운송비 120억 7500만원을 제외한 246억 7800만원이 경우회의 수익이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의 회사 이익이 되었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도 직접 거래하면 회사의 수익이 증대된 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개선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면 이 또한 명백한 업무상 배임"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31.46%, 금융위원회가 12.15%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정부가 주인인 기업"이라며 "오히려 관피아 집단이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을 이용해 민간 기업을 상대로 소위 '삥 뜯기'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김 의원이 대우조선해양과 경우외 간의 거래를 비정상적이 불공정 거래로 규정, 조사를 촉구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움직일 지 주목된다.
통행세와 같은 비정상적 거래는 공정거래법 (제23조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