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극지연구소(소장 김예동)는 세계 최초로 남극 고등생물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 분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남극해양의 고유생물인 남극대구(Antarctic bullhead notothen, Notothenia coriiceps)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 분석하는 성과를 이루면서 남극 생물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남극 고등생물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해독, 분석기술에는 차세대 시퀀싱기술(Next Generation sequencing)과 3세대 시퀀싱기술(Single Molecule Real Time detection, SMRT)이 접목, 적용됐다.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 박현 박사팀의 주도하에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디엔에이링크와 미국 호주 등의 연구진이 참여하고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가 추진하는 기관고유사업인 ‘남극 고유생물의 저온적응 기작 규명과 활용가치 발굴’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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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는 '남극의 극한 저온 환경에 적응한 남극대구의 유전체 분석(The genome sequence of the Antarctic bullhead notothen reveals evolutionary adaptations to a cold environment)'이라는 제목으로 유전체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IF 10.5) 이달 25일자에 발표됐다.
남극 해양은 연중 수온이 평균 –1.9°C로 총 222종의 남극 고유종의 어류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극 대구는 이중 77%를 차지하고 있는 가장 많은 종으로서 남극해양을 대표하는 어류이다.
이번 유전체 연구가 완성된 남극 대구는 생존 가능 온도가 8°C 이하인 극저온성 어류로서 약 100만 년 전 부터 큰가시고기(stickleback)와 분리되어 남극환경에서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어류의 전체 유전자 크기는 637Mb이며, 총 3만226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특히 1만3123개의 유전자는 남극대구의 고유의 유전자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남극 고등생물 최초로 밝혀진 유전체로 남극생물의 저온환경에 적응, 진화한 기작을 이해함으로써 앞으로 우리나라가 남극생물 분야를 선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극지연구소 박현 박사는 "어류는 상대적으로 유전체 크기가 작음에도 사람과 같은 척추동물과 유사한 유전적 기반을 가짐으로써 유전체 연구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며 "남극어류의 기존의 차세대 시퀀싱기술과 새로운 3세대 시퀀싱기술을 접목해 고해상도 유전체 지도를 완성함으로서 남극 생물들의 환경 특이적인 생명현상과 진화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연구된 남극어류는 극지의 저온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독특한 생리현상과 에너지 대사기작, 저온적응을 위한 특이적 지방대사 경로, 환경 특이적 면역체계와 골격형태를 위한 유전적 변이를 갖는 것으로 확인, 향후 이를 모델로 한 동상 치료, 고지혈증 치료, 면역치료, 골다공증 연구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극이라는 추운 환경에 적응된 남극 대구의 유전자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한파, 폭설 등의 이상저온에 의한 수산 양식의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대량 어종 양식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