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효과, 최소 내년 말까지‥2015년 물가 전망치 2.7→3.3%"
[뉴스핌=김선엽 기자]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저물가로 고민하는 한국은행에 단비가 돼 줄까. 한은은 담뱃값 인상이 최소 내년 말까지 소비자물가지수를 일정하게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추가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담뱃값을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 이후에도 담배가격이 구조적으로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1월부터 담뱃값을 기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담뱃값이 현재의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가 0.62%p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소비자물가에서 국산담배와 수입담배의 가중치가 각각 4.8/1000, 2.9/1000인데 담배값이 80% 오르기 때문에 전체 물가를 0.62%p 들어올리게 된다.
담뱃값 상승으로 담배소비가 줄어도 소비자물가에는 가격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된다. 소비자물가의 가중치는 매번 바뀌는 것이 아니라 2~3년에 한 번씩 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안대로 내년 1월 1일부터 담배 가격을 인상할 경우 최소한 내년 12월까지는 매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62%p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한은은 지난 7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전망이 유효하다고 가정하면 담뱃값 인상 만으로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3.3%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자료=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합동> |
또한 정부가 향후 담배가격을 소비자물가에 연동시켜 인상하겠다고 밝힌 만큼 담배가격은 꾸준하게 소비자물가 수준 자체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담뱃값 인상은 특이요인으로 2015년 12월까지 매달 소비자물가를 전년 대비 0.6%p 가량 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담뱃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게 하는 물가연동제를 법제화할 경우, 이는 물가상승의 구조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담뱃값 인상으로 소비자물가에서 담배의 가중치는 높아질 전망이다. 담뱃값 인상으로 담배소비가 줄어든다고 해도 담배가격 자체가 올랐기 때문에 전체소비에서 담배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다음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개편은 2016년"이라며 "2015년 자료를 이용해 새롭게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지난 2013년에 2012년 자료를 기준으로 소비자물가 가중치를 개편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