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워크아웃시 개인들도 손실 분담 요구받을 수 있어"
[뉴스핌=김선엽 기자] 동부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동부건설 회사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가능성에 동부 회사채를 내놓고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최악의 상황에도 개인투자자는 원금 대부분을 건질 수 있다는 기대로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논란이 된 지난달 29일 동부건설 회사채의 총 거래액은 6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적게는 1억원, 많아 봐야 16억원대였던 평소 거래액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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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내시장에서의 동부건설 회사채 총 거래금액 <단위:억원> |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떨어진 하한가(1530원)를 기록했고 채권시장에서도 동부건설 회사채 금리가 속등했다.
하지만 채권가격이 마냥 내려간 것은 아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물량을 받아내면서 액면금액 1만원인 동부건설 채권가격은 9500원대 이상에서 지지를 받았다.
설령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간다고 해도 일단 개인투자자는 비협약채권단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금 및 이자 상환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 경우 짧은 시간이나마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예컨대 이달 27일 만기인 동부건설 256호(표면금리 8.950%)는 1일 기준 58%의 수익률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돌입한다고 해도 개인투자자가 100% 원금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STX의 경우에도 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개인투자자 보유 채권 중 일부에 대해 출자전환이 이뤄졌다.
또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금융권의 추가적인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들도 다른 채권단하고 동등하게 취급을 받기 때문에 개인들의 투자금 회수율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화투자증권 이종명 연구원은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분들은 동부건설 회사채를 판 것이고 그것들을 싸게 매수해서, 워크아웃 가도 회생채권이 돼 어느 정도 건질 수 있다고 본 투자자는 매수한 것"이라며 "위험성향이 강한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 간에 거래가 활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이경록 연구원은 "예전에는 법정관리 전에,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서는 개인들이 다 보호받았지만, 최근에는 법정관리가 아니더라도 개인들에게 손실부담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해 금융권이 자율협약 등을 체결한다"며 "개인이라고 완전히 손실을 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