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회의 '서프라이즈' 기대 어려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진 한편 독일 경제 역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강 기류를 타고 있다. 여기에 7월 인플레이션율이 0.4%에 그치면서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
투자자들의 시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이번주 회의에 모아지고 있지만 시장이 기대를 모으는 양적완화(QE) 카드를 이번에도 꺼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이탈리아 경제가 0.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분기 0.1% 후퇴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공식적으로 침체에 빠진 셈이다.
이탈리아 경제가 2분기 뒷걸음질 친 것은 예기치 못했던 결과로, 유로존 경제가 시장의 기대만큼 강하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 역시 부진한 흐름이 두드러져 투자자들 사이에 우려가 번지고 있다.
독일 6월 공장 주문은 전월에 비해 3.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후퇴다.
러시아의 경제 제재에 따른 파장이 본격화된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설명이다. 7월 기준 3개월 연속 기업 경기신뢰지수가 하락,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로 밀리는 등 독일 경제가 흔들리는 모습이 뚜렷하다.
BNP 파리바의 레블린 헤르만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독일 제조업 경기가 부진하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기를 더욱 크게 강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렌버그 은행의 크리스틴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봄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 온기가 번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물경기가 기우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데다 디플레이션 적신호가 더욱 뚜렷하게 켜졌지만 ECB가 이번 회의에서 미국식 양적완화(QE)를 포함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다이와증권은 투자자 보고서에서 “ECB가 오는 9월 이른바 타깃 장기저리대출프로그램(LTRO)을 시행하기로 한 만큼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7월 인플레이션 하락은 정책자들에게 상당한 압박감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아나톨리 애넨포크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ECB가 결국 유동성 공급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ECB가 특정 환율 목표를 설정한 것은 아니지만 유로화 강세는 정책자들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