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

속보

더보기

[스타톡] 김윤석 "해무, 제가 가장 아끼는 작품이 될 겁니다"

기사입력 : 2014년08월13일 13:25

최종수정 : 2014년08월15일 13:18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배를 가득 채운 밀항자들은 뭐 하나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믿고 의지했던 선원들은 불안함에 몸을 떨며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건 명백한 균열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이 배는 지켜야만 한다.

배우 김윤석(46)이 전진호를 이끄는 선장 철주로 돌아왔다. 카리스마 넘치고 냉정한 인물이다. 솔직히 덧붙이자면 그의 필모그래피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금세 겹치는 이미지다. 때문에 영화 ‘해무’를 통해 김윤석의 새로운 모습을 볼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베일을 벗으니 또 다르다. 악역이 아닌 평범한 사람인데 소름이 끼친다. 치밀한 작전 설계자 마카오 박(영화 ‘도둑들’)일 때도 전설의 타짜 아귀(영화 ‘타짜’)일 때도 범죄 집단의 냉혹한 리더 석태일 때도(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일 때도 이렇게까지 섬뜩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해무’ 속 철주를 보고 있자니 어째 공포 영화를 본 것마냥 싸하다.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해무’는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통해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받은 봉준호 감독이 제작에 나섰고 ‘살인의 추억’ 각본을 쓴 심성보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영화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바다 안갯속에서 밀항자를 실어 나르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이 연극이잖아요. 이미 작품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심성보 감독이 연출하고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다고 하니 또 한 번 증명된 셈이죠. 기본적인 베이스는 연극과 똑같아요. 그런데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기대감이 컸어요. 연극은 풀어가는 방식이 언어뿐이라 상상만 해야 하잖아요. 근데 영화는 그걸 재현해 낼 수 있으니까요. 거기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고 충분히 만족스럽게 나와서 좋죠.”

영화 ‘해무’로 호흡을 맞춘 배우 문성근, 김윤석, 이희준, 박유천, 김상호, 유승목(왼쪽부터) [사진=NEW]

김윤석이 이끄는 전진호에는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이희준, 박유천까지 총 여섯 명의 선원이 승선한다. 아무래도 뱃사람들의 이야기다 보니 바다 촬영으로 애를 먹었던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촬영을 위에 아침에 나가면 밤이 돼야 육지로 돌아올 수 있는 일정 탓에 멀미는 필수 옵션. 하지만 그럼에도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던 건 스크린 속에서보다 더 돈독한 선원들의 호흡 때문이었다.

“(박)유천이를 제외한 선원들이 연극배우 출신이라 이미 아는 사이였죠. 너무나 친해서 거기서 나오는 앙상블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요. 구태여 우리가 기본적인 연기를 하지 않아도 선후배 간의 돈독한 게 있어서 굉장히 편했죠. 정말 이번 작품은 제가 찍은 영화 중에 최고의 앙상블이 아닐까 해요. 물론 바다에서 촬영하다 보니 멀미 때문에 고생은 했죠. 너울이 심한 날은 위험해서 촬영을 중단한 적도 있었고요. 그래도 이제 와 돌아보면 영상처럼 다 스쳐 지나가요(웃음).”

스크린 밖에서야 김윤석의 말대로 모두가 좋은 사람이겠지만, 앞서 살짝 언급했듯 영화를 보다가 흠칫흠칫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극한 상황에 치달으면서 선원들은 하나둘 이성을 잃어 가는데 그 잔상이 꽤 오래간다. ‘인간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다가도 ‘인간이라서 나도 그러겠지’라는 상반된 생각이 오가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영화에 악인은 없습니다. 죄인도 없죠. 해무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미래가 이들을 이렇게 만든 거예요. 시대와 상황이 그런 거죠. 어쩌면 모두가 피해자고요. 그렇다면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느냐는 거죠. 그래도 철주는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에요. 물론 도덕과 윤리를 버린다는 전제하죠. 실제로 선상 반란의 조짐을 보일 때 선장에게는 생살여탈권이 주어집니다. 그들의 입장에선 나라가 침략당하는 거니까요. 물론 그 과정과 방법이 다소 폭력적이지만, 배의 습성을 아는 사람은 당연하다고 할 겁니다. 대책 없는 폭력은 아니죠.”

‘해무’는 ‘군도: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바다로 간 산적’ 뒤를 잇는, 이른바 국내 4대 영화 배급사 여름 대작의 마지막 주자다. 하지만 사극이 아니라는 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앞서 개봉한 영화들과 다르다. 물론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흥행 면에서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터. 우려될 법도 한 데 김윤석은 오히려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관객을 믿어보겠다”는 그의 눈에는 확신이 있었다.

“묵직한 메시지가 있으면서도 그 안에 희로애락과 오욕칠정이 모두 있죠. 우리나라 관객들의 수준은 굉장히 높아요. 쉽고 친절한 영화만 찾진 않을 거란 말이죠. 이 여름에 문학과 영상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영화로 과감하게 ‘해무’를 추천할 수 있어요. 단순한 재미만 추구하는, 등급이 낮은 영화가 천편일률적으로 나오면 되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해무’가 19금으로 신기록을 세웠으면 좋겠어요. 여름에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영화가 통한다는 걸 깼으면 좋겠고 그렇게 될 거라 봅니다. 분명 ‘해무’가 그 시발점이 될 거예요.”

그의 말에 “그럼 이제 ‘해무’가 19금 한국영화의 새 흥행 역사를 쓰는 것만 지켜보면 되겠다”는 인사를 건네긴 했지만, 사실 그럴 시간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인터뷰 하루 전날에도 올 추석 개봉을 앞둔 ‘타짜-신의 손’(타짜2) 제작보고회에서 김윤석을 만났던 터였다. 게다가 당장 다음날 새로운 영화 ‘쎄씨봉’ 촬영을 위해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보름 정도 다녀오면 좀 쉴까 했더니 곽경택 감독의 신작 ‘극비수사’도 그를 기다리고 있단다. 대체 불가능한 배우는 역시 다르다.

“먹고 살아야 되니까(웃음). 계속 작업을 해야 하잖아요. 이렇게 밀도 있는 작품을 가지고 왔다가 또 ‘타짜2’처럼 재밌게 볼 수 있는 오락물로도 인사하고요. 다양한 모습으로 좋은 작품, 재밌는 작품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특히 ‘해무’처럼 굉장히 울림이 오래가고 강한 작품들에는 계속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탄산음료가 시원하지만, 숭늉같이 오랫동안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없죠. 그런 의미에서 먼 훗날 제 필모그래피를 돌아봤을 때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나 ‘해무’는 내가 굉장히 아끼는 작품일 거예요. 안 놓치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그러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박유천은 스펀지 같은 후배”

영화가 후반부로 치달으면서 김윤석과 박유천의 감정 신은 극에 달한다. 두 사람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서로의 연기를 받아친다. 김윤석이야 워낙에 베테랑 배우니 놀라울 것도 없지만, 그에 밀리지 않는 박유천의 연기는 가히 엄지를 치켜세울만하다. 그렇다면 함께 호흡을 맞춘 김윤석은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

“한번은 촬영하다가 손을 다쳤는데 촬영 끝날 때까지 다쳤는지도 몰랐어요. 나중에 약 바르는 걸 보고 다쳤다는 걸 알았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진짜 남자구나’ 싶더라고요. 선배로서 대견스럽기도 하고요. 유천 군은 칭찬할 수밖에 없고 영화를 찍는 동안에도 칭찬받아야만 했죠. 

사실 저는 유천 군이 동방신기고 JYJ인 걸 몰랐어요. 드라마도 찍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본 적은 없었죠. 그냥 ‘박유천? 그래 오케이’해서 만났는데 전혀 아이돌이라는 느낌이 없더라고요. 굉장히 소탈하고 마인드도 열려 있었죠. 이런 표현을 제가 자꾸 쓰는데 정말 스펀지 같아요. 선배들의 기운과 상황을 다 흡수하고 동일화되는 거죠. 그러니 우리는 ‘아,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 할 수밖에 없고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