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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일본읽기] 은퇴남편증후군의 공포

기사입력 : 2014년07월09일 15:53

최종수정 : 2014년07월09일 15:53

은퇴는 고빗사위다.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삶의 개막을 뜻해서다. 아쉽게도 대부분은 부정적이다.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어서다. 개인만이 아니다. 사회적으로도 악재다. 특히 베이비부머의 선두주자인 1955년생이 내년 60세 정년(연장)에 도달하면 단기간에 대량인구가 연이어 옷을 벗는다. 은퇴자를 둘러싼 갈등․폐해이슈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대량은퇴니 대량발생은 당연지사다. 징후는 벌써 확인된다. 앞서 퇴직한 은퇴선배의 부적응․일탈 등 경로이탈 경험은 다각적으로 목격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은퇴갈등이 위험수위에 달했다. 

상징비유는 ‘은퇴남편증후군’이다. 당장 은퇴남편은 가족을 붕괴시킨다. 적어도 불씨혐의는 짙다. 40년 넘게 ‘회사인간’이었던 일본남편에게 정년퇴직은 익숙함과의 결별을 뜻한다. 출근이 없어졌고 명함이 사라졌다. 대신 상실감만큼 낯선 ‘가족’이 불현듯 눈앞에 나타난다. 뒤늦게 가족애를 외치며 의탁공간을 찾지만 이미 늦었다. 요리를 대접하고자 부엌을 전전하지만 누구도 반기지 않는다. 세탁기는 작동방법조차 모른다. 자식과의 대화는 허공을 가른다.

성격을 죽이면(?) 그나마 버틸 수 있다지만 강고한 직장상사로 끝난 외길인생에 양보․타협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갈 뿐이다. 아내에게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는 ‘물기 뭍은 낙엽(濡れ落ち葉)’이니 버리기가 더 힘든 ‘산업폐기물․대형쓰레기(粗大ゴミ)’란 별칭이 생겨난 배경이다. 맘 붙일 데라곤 애완견뿐이다. 아침저녁 애완견 산책이 유일한 즐거움이지만 그래도 실업자로 쳐다보는 외부시선은 짜증스럽다.

물론 나름 변신을 시도한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으려는 고군분투다. 하지만 대부분은 때가 늦다. 처음엔 애써도 나중엔 포기다. 집안에서 남편공간은 하나하나 없어졌기 때문이다. 소파에 앉았지만 유령취급의 투명인간일 뿐이다. 이는 ‘코슈(孤舟)’로 비유된다. 망망대해에서의 외로운 배 신세다. 자폐적인 상황에서 알코올중독자로 연결되는 출발점이다.

지켜보는 가족은 더 혼란스럽다. 아내반응을 보자. 급작스런 남편과의 24시간 동거는 위협적인 스트레스다. ‘남편재택 스트레스증후군’이란 구체적인 병명이 그렇다. 심하면 우울증에 극단적 선택까지 낳는다. 일부는 ‘가족복수(?)’에 착수한다. 고압․일방적으로 가족을 무시․방치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뒤늦은 가정회귀가 야기한 날카로운 부메랑이다. ‘황혼(熟年)이혼’도 많다. 후생연금(2층) 분할제도가 적용돼 남편연금을 나눠받게 되자 기꺼이 갈라선다.

은퇴남편의 문밖출입은 한층 위험하다. 고독․갈등해소의 돌파구를 집밖에서 찾을 때 왕왕 범죄 등 사회병폐로 연결된다. 집안이면 관리대상이지만 집밖이면 경계대상으로 격상(?)된다. 상징키워드는 ‘망주(妄走)노인’ 혹은 ‘폭주(暴走)노인’이다. 베이비부머의 사회부적응을 다룬 『단카이 몬스터(団塊モンスタ-』란 책은 이들을 미쳐서 날뛰는 괴물로 비유한다. 은퇴세대의 망주(妄走)로 가슴앓이 중인 피해대상이 그만큼 많다는 이유에서다.

피해대상은 개별가정은 물론 지역과 기업사회가 전부 포함된다. 부제는 더 놀랍다. ‘망주(妄走)노인들의 사건부(事件溥)’다. 주요언론도 베이비부머의 대량퇴직이 기형화된 고령괴물을 양산했음에 주목한다. 착각에 빠져 시키기만 해 도저히 쓸 수 없는 아이 같은 아저씨가 야기한 사회갈등이 대표적이다. 60대 이상의 고령범죄도 증가세다. 존재확인용 단순절도부터 폭력․살인 등 강력범죄자 중 고령초범이 적잖다. 

방법은 없을까. 몇 가지 있다. 은퇴이후의 경착륙을 연착륙시킬 방안이다. 해결책은 적극적인 사회진출이다. 사회생활과의 단절을 최소화해 고립을 막고 소통을 유지하면 적어도 무연사회의 희생자로 전락할 가능성은 낮다. 손쉬운 루트는 친구를 사귀거나 커뮤니티에 참가하는 방법이다. 최근 유행하는 ‘토모카츠(友活)’가 그 예다. 직장이외의 친구를 벗어나 생활주변에서의 친구를 만들자는 개념이다. 늙어 친구는 가족보다 더 소중할 수 있어서다.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대인관계로부터 도움(Social Support)을 받을 수도 있다.

사회후생에도 우호적이다. 터놓고 얘기할 친구가 있으면 고립상태에서의 왜곡된 분출구 모색확률이 떨어진다. 일본사례를 보면 퇴직자의 공통관심사는 금전문제와 친구교제의 둘로 요약된다. 돈만큼 결정적인 게 친구․커뮤니케이션이란 의미다. 터놓고 얘기할 대화파트너의 확보과제다.

보다 원천적인 갈등해소법은 고령근로다.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특정연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숨어서 물러나는 은퇴(隱退)를 거부하고 신체․의지가 허락하는 한 계속해 일하는 방법이다. 고령근로엔 다양한 기대효과가 함축된다. 사회활동과 네트워크의 유지․복귀를 통해 고독과 소외로부터 구출할 수 있다. 돈(근로소득)도 돈이지만 인간적 존재감을 확인하는 적극적 활동주체로 변신시키는 것이다. 현역 때와 단절이 없으니 불협화음이 발생할 확률도 낮다.

고령근로는 일석이조다. 근로소득이 확보되니 자금부족을 벌충할 수 있고, 지속적인 사회활동은 은퇴세대의 고독․소외를 막아준다. 무게중심은 후자다. 시나브로 장수사회답게 은퇴자가 넘쳐난다. 아쉽게도 대부분 그 표정은 어둡다. 소일거리 없는 쓸쓸한 고령방황의 현실이다. 고령대책이 절실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한정된 정부재원이 답답할 뿐이다. 그나마 청년정책보단 월등히 배려됐으니 ‘더’를 요구하기도 쉽잖다. 이러니 정답을 찾기 어렵다. 찾아도 동의를 얻기 힘들다. 최선은 힘들지만 차선은 있다. 일본사례의 교훈을 되짚어볼 시점이다.

*프로필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일본 게이오(慶應)대 경제학부 방문교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연구교수
-한양대 국제(경제)학 박사
-한국경제TV ′머니로드쇼 재테크 파노라마′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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