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통신장비회사 중싱(中興)이 블랙베리, 모토롤라 등 한때 휴대폰 시장 강자였던 업체들로부터 인재를 대거 영입할 예정이다.
중국 내 휴대폰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브랜드를 내세울만한 고급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해외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11일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싱의 인력관리 부서가 블랙베리의 인재를 영입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현재 20명 가량을 이미 영입했고 앞으로 더 많은 수를 끌어 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쩡쉐중 중싱 부회장 역시 “디자인, 보안, 음성 등 3개 핵심분야의 인재를 중점적으로 수혈할 계획”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블랙베리로부터 영입된 일부 인력들은 현재 캐나다에 머물고 있지만 곧 미국 또는 중국으로 이주해 스마트폰 보안과 디자인 등 업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블랙베리 외에 중싱통신은 모토롤라의 휴대폰 마케팅 책임자를 영입하기도 했다.
중싱이 이처럼 글로벌 휴대폰제조업체로부터 인력 영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중국 스마트폰 생산업체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롄샹(레노보)의 경우 올해 구글로부터 29억1000만달러를 들여 모토롤라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블랙베리 매입을 고려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적자에 허덕이는 모토롤라를 인수한 것은 기술과 함께 해외 유통망, 글로벌 시장 개척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중싱통신은 고급 스마트폰 생산을 통해 매출 비중에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중싱통신의 매출에서 네트워크 장비 공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가장 크다. 휴대폰 사업이 30%이고 나머지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사업이다.
하지만 통신장비 시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중싱은 스마트폰의 매출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싱은 기존 점유율마저 뺏기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 시장에서 중싱은 8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의 8%에서 5%로 미끄러졌다.
1위는 18%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2위는 롄샹과 신생업체인 샤오미가 각각 11%를 차지했다.
중싱통신의 스마트폰이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디자인 역시 뚜렷한 메리트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쩡쉐중 부회장은 “기존에는 유통업체에 판매를 의존했지만 지금은 소비자와 직접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중국과 미국에 고객 체험 연구센터를 설립해 소비자 수요와 취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중싱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휴대폰을 출시하는 것이다. 중싱은 지난해 NBA로부터 중국 내 모바일 시청 독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