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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가스 공급계약…러시아가 손해라고?

기사입력 : 2014년05월22일 15:17

최종수정 : 2014년05월22일 16:40

슈피겔 "수송관 건설 문제 있어…유럽 우려사안 아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러시아가 중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번 계약은 러시아가 '크게 손해보는 장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 가즈프롬은 21일(현지시각) 중국에 30년간 약 4000억달러(410조2000억원)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중국은 독일 다음으로 러시아의 최대 가스 수입국이 된다.

러시아가 유럽에 쏠려 있던 가스 공급처를 중국으로 다변화함으로써 서구의 추가 경제제재 충격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온라인은 이날 "러시아는 이번 공급 계약으로 큰 손해를 보는 것"이라며 "유럽 입장에서는 크게 우려할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가스 수송 파이프라인 [출처: 슈피겔]
먼저 러시아가 중국에 가스를 공급하려면 수송관을 새로 뚫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러시아는 중국에 가스를 보낼 파이프라인이 없어 수천 킬로미터(km)에 달하는 수송관을 동부 시베리아에 새로 건설해야 한다. 중국에 실질적으로 가스를 공급하려면 일러도 2018년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가스 수입량도 유럽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부콜트 스테판 함부르크 에너지 코멘트 리서치 컨설팅 사무소 대표는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1300억입방미터(1㎥) 천연가스를 수입한다"며 "이는 중국 수입량의 4배가 넘는 규모"라고 말했다.

전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러시아에겐 부담이다. 동북아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은 BTU 당 13.50달러로 하락했다.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BTU란 영국의 열량 단위로서 1파운드의 물을 대기압 하에서 1℉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을 말한다. BTU와 kcal의 관계는 1kcal=3.968BTU 1BTU=0.252kcal이다.

스테판 대표는 "LNG는 중국 수요가 장기적으로 줄어들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중국과 합의한 금액이 지나치게 싸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러시아 가즈프롬이 가스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처음 제시한 가격은 1000㎥당 400달러였다. 그런데 이번 계약에서 가격이 350달러까지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독일이 지난 3월 러시아에 지불했던 365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중국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동부 시베리아 수송관도 새로 뚫어야 하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손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를 두고 청샤오허(Cheng Xiaohe) 북경인민대학 교수는 "서구의 추가제재 위협을 느낀 러시아가 헐값에 가스를 급히 팔아치운 것"이라고 언급했다.

슈피겔은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천억달러 규모의 가스계약 체결을 기뻐하며 시진핑 국가주석 등과 축배를 드는 사진이 러시아 매체를 통해 보도됐으나 이는 '많은 비용을 지불한 그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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